야구의 고장 대구가 오랜만에 한국시리즈 열기로 흠뻑 젖었다.
지역 연고팀으로 지난해 챔피언인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에 진출, 21일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경기 침체로 움츠려 있는 지역민들에게 희망과 기대,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다.
지역민들의 신바람은 비록 22일 2차전이 비로 연기됐지만 관중들은 경기 전부터 비가 내렸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비옷을 입고 한 시간 전부터 관중석을 꽉 채우기도 했다.
야구팬뿐만 아니라 식당과 할인점 등 주변 상권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매출 상승이 기대되고 우승까지 하면 다양한 이벤트로 판매를 촉진할 수 있기 때문.
야구장 인근에 위치한 이마트 칠성점의 경우 경기가 있을 때마다 식품매장 매출이 10% 정도 늘어났다는 것. 김재협 이마트 홍보 담당자는 "한국시리즈인 만큼 매출이 더욱 늘 것으로 기대되고 우승을 대비해 경품행사 등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30년째 야구장 부근에서 노점상을 하고 있는 박정순(64·여) 씨는 "아직 매상에 큰 차이는 없다."면서도 "삼성 라이온즈가 경기에서 이기면 관중의 표정도 밝고 지갑을 잘 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 상대 팀과 응원단이 대구로 오면서 숙박업, 식당업 등의 매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관중 수입을 나눠갖게 되는 대구시도 짭짤한 돈을 벌게 된다. 두 경기 연속 1만 2천 명(만원일 경우)의 관중이 입장할 경우 관중 수입의 25%를 챙겨 6천여만 원을 확보하게 되는 것.
한국시리즈를 통해 지역 단합 및 활성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이춘근 대구경북연구원 박사는 "스포츠를 통해 일체감을 형성, 시민들이 단합된 힘을 낼 수 있고 돈으로 환산하기는 어렵지만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손영화 계명대 심리학과 교수는 "삼성 라이온즈 야구단이나 대구 오리온스 농구단에 대한 애정은 지역에 대한 애착심에서 시작된 것으로, 이는 '그룹 아이덴티티(Group Identity)'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며 "삼성 라이온즈가 경기에서 이기면 곧 자신의 승리와 우월감으로 연결되는 만큼 집단 정체성에 따른 자부심, 즐거움, 사기 진작 등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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