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근태 개성공단 춤' 해프닝이라고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의 '개성공단 춤'은 아무리 생각해도 좋게 넘길 수 없다. 운동권 대표라면 또 모르겠다. 이념적 소신에 따라 그럴 수도 있을 거라고, 철부지 같은 해프닝으로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책임 있는 집권당 대표다. 때를 가리고개인적 信念(신념)과 공적 처신을 무겁게 분별할 줄 알아야 할 위치다. 오찬장에서 벌어진 여 접대원과의 춤판은 그러한 사실을 놓친 것이다.

사실 김 의장이 북한 땅을 찾아가 덩실덩실 어깨춤을 춘 것은 핵실험 이후 그의 行步(행보)를 살펴볼 때 놀랄 일도 아니다. 당내 만류를 묵살하고 訪北(방북)을 강행한 때부터 알아봤던 일이다. 그는 "우리에게 평화가 곧 밥이며 평화가 깨지면 경제가 흔들린다"고 개성공단 방문 이유를 댔었다. 그럴듯하지만 그의 말은 평화를 깨고 있는 북쪽을 향하고 있지 않다. 집권당 대표라면 오히려 한반도에 전쟁의 그늘을 드리우는 北側(북측)에 대고 항의를 해야 정상 아닌가. 그는 거꾸로 남쪽이 과잉반응하고 있다는 투로 시위를 벌인 것이다.

여당 일각에서 그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모양이다. 당원들의 의장직 사퇴 권유도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물러설 것 같지 않다. 김 의장 측은 실수라고 변명하면서도 本末(본말)이 뒤바뀐 일방적 비판이라고 맞서고 있다. 개성공단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자리에서 분위기에 이끌린 해프닝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런가. 평양에서 핵실험 성공 10만 군중집회가 열리고 있는 날에 남한의 집권당 대표가 개성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는 사실이 실수나 해프닝 차원으로 넘어가지 않는 것이다.

김 의장은 국민에 사과해야 한다. 따지고 보면 포용정책으로 핵실험을 막겠다던 정권적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책임부터 엄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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