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갱단 출신 마약사범이 영어강사로

외국서 강력범죄로 추방돼…졸업장 위조로 국내학원 취업

대마와 히로뽕 등을 상습적으로 흡입·투약해온 교포 출신 및 외국인 영어회화 학원강사 12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 중 교포 7명은 미국 현지 한인갱단 출신으로 강력범죄를 저질러 추방당한 강사 무자격자들로 졸업증을 위조, 국내 학원에 불법 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는 23일 대마초와 히로뽕 등 마약류를 상습 복용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모(26)씨 등 재미교포 출신 강사 5명과 D(27)씨 등 미국인 강사 2명을 구속하고 신모(35)씨 등 재미교포 2명과 캐나다 교포 1명, 미국·캐나다인 강사 1명씩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구속된 영어강사 김씨 등은 2000년 초반부터 경기 안양시 C어학원, 서울 강남구 H어학원 등 서울과 경기 일대 사설 유명 영어학원 강사로 일하면서 주거지 등에서 상습적으로 대마초를 피우거나 히로뽕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12명 중 교포 출신 강사 7명은 어릴 적 미국으로 이민간 뒤 현지 한인 폭력조직 'KPB' 'LGKK' 등에 소속돼 활동하다 마약제조, 불법총기 사용, 강도 등 혐의로 영주권을 박탈당해 추방된 이들이다.

이들은 한국으로 돌아온 뒤 브로커 김모(44)씨를 통해 학원에 취직, 마약류를 복용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쳤으며 이중 경기도 안산 L영어학원에서 일한 한모(33.구속)씨는 '이달의 우수강사'로 뽑혀 홈페이지에 소개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브로커 김씨는 부인 김모(39)씨와 함께 2003년 7월부터 최근까지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무등록 직업소개소를 운영하면서 주로 해외에서 추방당한 교포들의 국내 학원 취직을 알선, 3억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브로커 김씨 역시 미국 교포 출신이자 추방자로 외국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미국 텍사스의 유명 대학 졸업장을 위조, 추방자들을 취직시켰으며 자신도 서울 양재동, 성수동 중학교의 '방과후 학교' 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브로커 김씨 부부와 경기 안양시 C영어학원 원장 정모(50)씨를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원어민 강사 수요가 최근 부쩍 늘면서 마약류 상습 흡입자는 물론 전과자, 무자격자들의 불법취업 사례도 계속 드러나고 있다"며 "브로커 김씨가 관리하는 강사가 80명에 이른다는 첩보에 따라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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