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경력도 짧은데 상을 탔다는 이유만으로 교육에 대해 다 아는 것처럼 말하기가 부담스럽네요."
이달 중순 한국교총 주관으로 열린 '제37회 전국교육자료전' 수학 부문에서 1등급을 차지한 김정미(27·여·대구 수성초) 교사는 인터뷰 내내 부담스럽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지난 해 같은 대회에서도 다른 한 명의 교사와 팀을 이뤄 2년 연속으로 1등급의 성적을 거뒀는데도 그랬다. 한국교원대를 졸업한 교직 경력 5년차. 스스로 초보교사라고 낮춘 그는 그러나, 가르치는 일에 대한 열정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이번 대회에서 김 교사의 수상작 제목은 'e스터디와 연계한 분수 연산 학습자료'. 연구는 수업 때 느낀 아쉬움에서 비롯됐다.
"요즘 교육청별로 사이버 가정학습을 진행하고 있는데, 정작 부모님들이 이 자료만 가지고 지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2분의 1 나누기 3분의 1을 설명할 때 활용되는 공식이 어떻게 나오는지 가르치기가 어렵잖아요?"
김 교사는 자신의 자료에서 2분의 1을 하나로 놓고 3개로 나눴을 경우 원래의 6분의 1이 되는 과정을 초등생 눈높이에 맞춰 설명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고 이용자들이 다운받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통분'을 가르칠 경우 덧셈, 뺄셈을 하려면 왜 분모를 같게 만들어야 하는지도 그냥 설명하기는 어렵죠. 대신 2분의 1이 4분의 2, 6분의 3과 같다는 식으로 보여주면 통분에 대한 개념을 훨씬 받아들이기가 쉽습니다."
김 교사는 영재교육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 해부터 대구교대 대학원(수학과)을 다니는 것은 물론 요즘에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대구교대에서 수학영재 교육연수(직무연수)에 자발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2년 전 3학년 담임을 할 때였는데 정말 영재구나 싶은 아이가 있었어요. 유독 어려운 문제에 호기심을 보이고 교과서에 나오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풀더군요.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참 고민스러웠습니다."
김 교사는 영재들이 간혹 조별 활동을 못하는 특성이 있는데, 이 경우 다른 아이의 사고 수준과 억지로 맞추려고 하면 수업에 흥미를 잃게 된다고 했다.
김 교사는 그러나 사교육을 통해 만들어진 영재는 한 눈에 드러난다고 했다.
"예를 들어 '직사각형의 면적을 어떻게 구할까' 하고 물어보면 한 반의 3분의 1은 '가로 곱하기 세로'라고 학교에서 배우지도 않은 공식을 대답합니다. 다른 친구들이 생각할 틈도 주지 않죠. 하지만 '왜 그렇게 생각하니'라고 물어보면 답을 못해요. 원리를 모른 상태에서 공식만 알아버리니까 수업에 흥미를 잃기 십상입니다."
그는 대구시 교육청이 강조하는 창의성에 빗대 이렇게 영재를 정의했다.
"창의성은 결국 다른 사람과 다르게 생각하는 거잖아요. 원리를 철저하게 이해하고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접근해보려는 습관을 들인다면 그 학생이 바로 영재가 아닐까요?"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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