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이효정(18·경북공고 3년) 양에게는 꿈이 있다. 내 손으로 옷을 만들고 내가 만든 브랜드를 붙이는 일이다. 패션디자이너는 이 양이 중학교 때부터 품어온 꿈이다. 23일 오전 경일대에서 열린 '비즈쿨 동아리 경진대회'에 참가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지만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인문계 고교에 갈 생각도 있었지만 옷 만드는 일이 너무 재미있어서 이 계통의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실업계를 선택했어요."
패션디자인과에 재학중인 이 양은 교내 동아리 '바늘쌈지'의 대표다. 3학년생 10여 명과 함께 새 옷의 디자인을 고안하고 직접 바느질을 해서 옷을 만들고 있다. 옷을 처음으로 만들어 본 것은 중학교 때. 집에 있던 재봉틀을 사용해 서툴게 박음질을 하기 시작한 것이 어느새 옷 한 벌을 뚝딱 만들 정도의 실력이 됐다. 처음에는 바늘에 찔리기 예사였다. "얼마 전에는 재봉틀 바늘이 손가락을 관통(?)한 일도 있었어요. 지금도 옷 한 벌 만들다 보면 최소한 20번은 바늘에 찔립니다. 그래도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괜찮아요."
이 양은 동아리 회원들과 제작한 옷(주로 아기 드레스나 천 주머니, 소품 등)을 인터넷 쇼핑몰에 올려 판매하기도 하고 학교 선생님에게 판 적도 있다. 올 들어 판매한 옷만 30여 벌. 모두 70만 원 가량의 매상을 올렸지만 원가만 받기 때문에 남는 것은 별로 없다.
한 벌의 옷이 탄생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디자인 구상, 옷본 제작, 재단과 바느질 등 일주일 가량. 한 땀 한 땀 뜨는 일이라 여간 공이 들지 않는다.
이 양은 요즘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면 가슴이 부푼다. 영남이공대 패션디자인과에 입학이 결정된 일도 그렇고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거기다 학교(경북공고)에서 곧 설치할 '창업보육센터'에 '바늘쌈지'를 등록할 생각을 하니 넘치는 아이디어로 벌써부터 설렌다.
"내가 재미있어 하고, 재능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면 4년제 대학 간 것보다 더 행복하지 않을까요? 디자이너 이효정을 기대해 주세요."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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