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학년도 민사고 입시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총 합격자 155명 중 125명이 서울·경기 지역 출신이고, 대구는 4명의 합격생을 배출하는데 그쳤습니다. 교육명문도시인 대구가 이렇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낸 이유는 서울·경기 지역 학생들은 2~3년간 민사고 입시에 맞춰 체계적인 준비를 하는데 비해, 대구 학생들은 민사고 입시가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응시하기 때문입니다. 막연히 열심히만 공부해서는 민사고에 합격할 수 없습니다. 과목별로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며, 그중 가장 중요한 두 요소는 민사고 수학경시대회 등급표와 TOEFL 성적입니다.
민사고 수학경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얻으려면 먼저 시험의 특성을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대구의 상위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수학 과목의 과도한 선행학습이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그러나 민사고뿐만 아니라 전국 대부분의 특목고 입시에서 수학은 선행학습의 정도가 아니라 중학 과정의 창의사고력을 측정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것은 서울대의 통합논술이 점점 창의력을 요구하는 형태로 자리 잡아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특목고를 염두하고 있는 학생들은 중학 과정 내에서 다양한 심화문제를 풀어보고 창의 사고력 유형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민사고 수학경시대회는 3등급 정도의 성적을 얻는 것을 목표로 공부해야 합니다.
TOEFL 점수는 CBT 기준으로 260점을 넘지 못하면 국제계열 서류전형을 통과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국제계열 합격자들의 TOEFL 평균점수는 283점에 달합니다. 2008년도 입시부터는 계열 구분 없이 학생들을 선발할 가능성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일반계열을 염두에 두었던 학생들도 270점 가량은 획득해야 할 것입니다.
올해 민사고 입시에서 대구 학생들의 수학경시등급은 수도권 합격생들과 비슷했으나, TOEFL 성적이 좋지 않아 서류전형에서 대거 고배를 마셨습니다. 게다가 영재판별검사에서 국제계열 지원자는 논술을 영어로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writing 연습도 충분히 해야 합니다. 대구 학생들이 수도권 학생들에 비해 가장 불리한 점이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이기 때문에, 저학년 때부터 IBT 토플을 꾸준히 공부해야 합니다.
서류전형을 통과하면 영재판별검사를 치르게 되며 이때는 과학과 언어사회영역을 추가로 준비해야 합니다. 과학의 경우 수학과 달리 고교 과정 선행학습이 필요합니다. 수학은 중학 과정과 고등 과정의 내용 자체가 상당히 다르지만, 과학은 중학 과정을 심화학습하려면 고등 과정의 내용을 알아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영재판별검사 과학 문제의 주제는 중학 과정에서 출제되며. 답안을 작성할 때 고등 과정의 이론을 활용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내용이 방대한 고교 과학을 다 공부할 필요는 없습니다. 출제가 예상되는 주제에 대한 선택적인 학습이 요구됩니다.
언어사회 영역은 대입논술의 경향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주요 대학의 입시에서 이미 출제된 논술 주제를 활용한 문제가 매년 출제되고 있으며, 2007년도 입시에는 통합논술 유형의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또한 2시간 동안 총 3천 자 가량의 답안을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시간 부족을 호소했습니다. 2008년도 입시부터는 국어능력인증시험도 정식 전형요소로 채택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합니다.
이처럼 민사고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과목별로 민사고 입시에 꼭 맞는 공부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구 학생들의 기본 실력은 수도권 학생들에 비해 전혀 뒤지지 않습니다. 다만 준비를 제대로 못했을 뿐입니다. 체계적인 준비로 민사고 합격의 꿈을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김병준(셜대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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