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언니는 얼마나 자상한지 몰라요. 고향에 있는 친언니와 생김새도 비슷하고 너무 좋아요."
23일 상주시여성회관에 모인 55명의 외국인 여성들은 저마다 새로 생긴 언니 자랑에 열을 올렸다. 이날 낯선 땅으로 시집와 한국 며느리로 정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결혼이주여성들에게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한국인 자원봉사 후견인이 생긴 것.
2004년 상주로 시집 온 베트남인 크리산타(32·신봉동)씨는 "그동안 서툰 한국말과 이질적인 음식문화, 출산과 육아 등에서 생기는 고민을 함께 털어놓을 사람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젠 후견인 언니가 생겨 너무 기쁘다."며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크리산타씨의 후견인 언니가 된 전정희(52·신흥동)씨는 "여성회관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글을 가르치고 있어, 크리산타씨에게도 우리말을 가르칠 수 있을 것 같다."며 "친언니, 동생처럼 지내며 고민을 함께 나눴으면 좋겠다."고 그 자리에서 서로 전화번호를 휴대폰에 저장했다.
여성회관 홈패션 강사인 박영애(50·복룡동)씨와 결연을 한 마리첼 비 수비아(28·복룡동)씨도 "지난 2001년 12월 필리핀에서 시집와 2명의 자녀를 두고 있지만 한국생활에서 오는 사소한 고민을 혼자 감당해왔는데, 이젠 혼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니 힘이 솟는다."고 웃었다.
상주시여성회관 강성자 관장은 "이번 후견인 언니 결연사업은 낯선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외국인 며느리들의 고민을 함께 풀어주자는 취지로 올 해 처음 계획했다."며 "후견인들은 앞으로 매주 한차례 이상씩 이주여성들의 고민을 함께한다."고 했다. 이날 55명의 외국인 며느리에게 상주시여성자원봉사대 37명, 도움사랑회 18명 등 55명이 후견인으로 나섰다.
상주·엄재진기자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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