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개봉을 앞둔 영화들 중에서도 대중문화 코드를 적절히 활용한 영화들이 눈에 띈다. 가장 두드러지는 장르는 게임. 지난주에 개봉한 DOA에 이어 다음달 개봉을 앞둔 '사일런트 힐' 역시 유명한 게임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이번 주에 개봉한다. 사회 초년병의 성공담과 최첨단 패션 코드가 결합돼 젊은 여성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영화.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화 '데스 노트'도 영화로 다시 태어난다. 이처럼 영화가 게임·소설·만화 등의 장르를 차용하는 것은 이미 한 차례 검증받은 소재인데다 마니아층까지 두터워 훨씬 주목받기 쉽기 때문이다.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우리나라에서도 칙릿(chick-lit)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영화. 로렌 와이즈버거의 동명 소설은 2003년 초판 이후 지금까지 27개 언어로 번역된 베스트셀러로, 칙릿 소설로 분류된다. 칙릿이란 젊은 여성을 뜻하는 구어(chick)와 문학(literature)이 결합된 신조어.
주로 젊은 직장 여성들의 일과 사랑, 감성과 욕망을 그리고 있는 소설이다. 20,30대 여성들을 타깃으로 한 칙릿 소설은 서점가의 열풍을 넘어 극장가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사회 초년생이 패션계를 주도하는 악명 높은 패션잡지 편집장의 비서로 취직하면서 고군분투하는 내용.
최고의 저널리스트가 꿈인 앤드리아(앤 해서웨이)는 부푼 꿈을 안고 뉴욕으로 올라온다. 그러나 이력서를 넣을 때 마다 줄줄이 낙방하고 연락이 온 곳은 패션지 '런웨이'의 비서직 뿐이다. 런웨이는 세계 패션계를 좌지우지하는 곳이지만 앤드리아는 정작 패션에는 문외한이다.
게다가 편집장 미란다(메릴 스트립)는 패션계에서 유명한 거물이지만 까다로운 완벽주의자로 악명이 높다. 영화는 앤드리아가 상사 밑에서 온갖 고생을 하다가 점차 신임을 얻고 성공적인 커리어 우먼으로 변신해 가는 과정을 담았다.
영화 전반에 프라다는 물론 에르메스, 마놀로 블라닉, 톰 포드, 지미추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브랜드의 명품이 줄줄이 나온다. 특히 이 영화 원작의 작가가 실제로 미국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 밑에서 개인비서로 1년간 일했던 경력이 있어, 실화에 바탕을 두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25일 개봉.
◇ 데스 노트
영화 '데스 노트'는 화제의 동명 일본 만화를 영화화한 것으로, 만화계의 블루칩 오바타 타케시의 원작만화를 스크린에 옮겼다. 원작 만화는 현재 일본에서만 2천100만부가 판매됐을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2년 연속 판매부수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있는 작품. 이 때문에 영화는 벌써부터 만화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화제작이 되고 있다.
'데스 노트'는 인간의 수명을 관리하는 사신(死神)의 명부 '데스 노트'를 놓고 두 천재가 벌이는 두뇌싸움을 다룬 판타지 스릴러. 법관을 꿈꾸는 천재 대학생 야가미 라이토(후지와라 타츠야)는 법의 한계를 느끼던 어느 날 우연히 데스 노트를 줍게 된다.
그 속에서 '이 노트에 이름이 적힌 사람은 죽는다'는 문장을 발견한 그는 반신반의하며 TV뉴스에 방영된 유괴범의 이름을 적자, 실제로 그 유괴범은 죽는다. 노트의 힘을 알게 된 라이토는 자신의 손으로 범죄자를 처단하고 이상적인 세계를 만들어 가기로 결심한다.
세계 각지의 범죄자들이 의문의 심장마비로 죽어나가자 인터폴에서 이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한 명의 천재 L(마츠야마 켄이치)을 일본 경찰청에 보낸다. 이 두 천재가 치열한 두뇌싸움을 벌이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특히 이 영화는 전편을 11월에, 후편을 1월에 개봉하는 일본영화 사상 최초의 전·후편 연속 개봉을 앞두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미 일본·홍콩·대만 등에 개봉돼 아시아권의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으며 우리나라에는 다음달 2일 개봉한다.
◇ 사일런트 힐
플레이 스테이션 게임을 영화화한 '사일런트 힐'도 다음달 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크리스토퍼(숀 빈)와 로즈(라다 미첼)의 딸 샤론(조델 퍼랜드)은 몽유병 증세를 보인다. 잠든 상태에서 기이한 행동을 보이지만, 깨어나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딸 샤론이 무의식적으로 자꾸만 '사일런트 힐'을 부르면서 그곳으로 가려고 하자, 로즈는 그 마을을 찾아가기로 한다.
이상한 기운을 느낀 직후 교통사고를 내고 의식을 잃은 로즈는 정신을 차려보니 샤론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딸을 찾아 주위를 살피던 로즈가 도착한 곳은 바로 안개에 묻힌 마을 사일런트 힐. 마을을 헤매던 로즈는 이 마을이 폭력과 공포 그리고 저주로 가득한 마을이며 딸 샤론은 거대한 게임의 미끼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미국 개봉당시 잔혹한 살육과 폭력 수위로 논란을 일으켰던 이 영화가 우리나라에서도 무삭제로 개봉될 예정이다. '사일런트 힐'을 비롯해 게임원작 영화 러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개봉 중인 DOA 역시 비디오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여성 파이터 3인방이 펼치는 액션이 볼거리다.
또 '반지의 제왕'의 피터 잭슨 감독 역시 게임 '헤일로'를 원작으로 한 영화를 제작 중이며, '스파이 헌터', '데드 오브 얼라이브', '레지던트 이블3' 등이 헐리우드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게 영화 관계자들의 얘기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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