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일본에서 프로야구 챔피언을 가리는 '가을의 전설'이 만들어지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에선 올 시즌 내내 '돌풍의 팀'으로 화제를 몰고 다닌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월드시리즈에서 맞서고 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올 시즌 부도 직전의 기업이 뛰어난 경영자를 맞아 흑자기업이 된 것보다 더 극적인 반전의 주인공이 됐다.
1880년 창단한 디트로이트는 오랜 역사를 가진 명문 구단으로 통산 월드시리즈 4회, 아메리칸리그 9회, 디비전시리즈 3회 우승을 차지했지만 1984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끝으로 나락 속으로 떨어져 만년 하위팀으로 낙인찍혔다. 1993년 0.525의 승률을 끝으로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해 본 적이 없으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시즌 90패 이상의 패수를 기록했고 2003년에는 43승119패(0.265)의 참담한 성적으로 팬들의 조롱을 받았다.
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데이브 돔브로스키 디트로이트 단장이 수년간 진행해 온 팀 개혁의 밑그림에 돔브로스키 단장에 의해 영입된 '명장' 짐 리랜드 감독이 합세하면서 '혁명적 변화'가 가능했다. 1997년 신생팀 플로리다 말린스를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시켰던 리랜드 감독은 당시 역시 플로리다의 단장으로 호흡을 맞춰 그의 능력을 잘 알고 있던 돔브로스키 단장의 요청으로 올 시즌전 디트로이트 사령탑에 취임했다.
투수진 운용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 리랜드 감독은 돔브로스키 단장이 4년간 재직하면서 발굴하거나 트레이드 등으로 데려온 42세의 노장 기교파 투수 케니 로저스와 시속 160km이상을 던질 수 있는 저스틴 벌랜더의 '파워-기교형 조합'과 좌완 네이트 로버트슨과 우완 제레미 본더맨의 '좌-우 조합'을 만들어 선발진에 포진시켰다. 벌랜더보다 빠른 공을 던지는 조엘 주마야를 다듬어 중간계투로 활용했고 경험이 풍부한 토드 존스는 마무리 투수로 빛을 발하도록 했다.본더맨과 로버트슨은 2003년 시즌 119패의 '주역'이기도 했으나 이들은 리랜드 감독 밑에서 올 시즌 잠재력을 발휘했다.
투수력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공격력도 플로리다 시절 우승 경험이 있는 포수 이반 로드리게스와 마글리오 오도네스를 중심으로 커티스 그랜더슨, 브랜던 인지, 크레이그 먼로, 크리스 셸턴 등이 제 몫을 하도록 노장과 신예를 잘 조화시켰다. 리랜드 감독의 '마법'은 디트로이트를 월드시리즈에 진출시켰고 자동차공업의 쇠퇴로 오랫동안 침체의 늪에 빠져있던 디트로이트 시민들은 타이거스의 놀라운 변신에 열광하고 있다.
지난해 '스몰 볼 야구'로 선풍을 일으키며 깜짝 우승을 일궈냈던 시카고 화이트삭스처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대대적인 개혁을 통해 꿈을 이루기 직전에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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