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동성로가 속칭 '짝퉁(가짜) 명품'들로 넘쳐나고 있다.
정부가 '위조상품 신고포상금제'를 도입해 속칭 '짝파라치'에게 포상금을 주겠다고 공언한 지 1년이 다 됐지만 동성로 일대는 여전히 전국적인 '짝퉁 1번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결과 동성로 갤러리존을 중심으로 퍼진 주변 가게에서 짝퉁 명품 판매가 성행하고 있었고 이는 단골들에겐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실제 이곳에선 작은 손가방 한 개가 30만 원이나 하는 '에뜨로'가 2만 원대에 팔리고 있었다. 또 '돌체 앤 가바나' 가방도 진짜는 50만 원을 웃돌지만 이곳에서는 7만 원 선에 팔리고 있었고, 다이아몬드 숫자에 따라 가격이 수천만 원대인 '까르띠에' 시계 역시 이곳에선 10만 원 선.
한 가게에선 '구찌', '페레가모', '샤넬' 등의 '짝퉁 명품'들을 보여주며 "진품과 똑같은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런 물품을 파는 곳을 다 알려줄 순 없지만 비슷한 물건을 구하기는 쉽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가게 주인은 "합성피혁이지만 원단의 재질과 문양을 그대로 따왔다."며 "실제와 차이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에뜨로' 가방의 경우 과거 진짜와 쉽게 구별된 바느질의 마무리나 선의 이음매 부분도 정품과 차이를 느끼기 힘들 정도로 정교했다.
이뿐 아니라 동성로는 이미 외지인들에게도 '서울보다 싼 곳'이란 명성을 얻고 있었다. 동성로에서 만난 한 20대 여성은 "서울보다 대구가 더 싸다는 말을 듣고 와 봤다."고 했다.
단속을 피하고, 단골로 오는 손님이나 명품에 식견이 있는 사람들을 구분하기 위해 A급 짝퉁 명품과 일반 보세제품을 섞어 판매하고 있는 가게도 있었다.
지난해 '짝퉁 명품'으로 짭짤한 재미를 봤다는 정모(29) 씨는 "명품뿐 아니라 웬만한 짝퉁은 동성로에 다 깔려있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단속 때문에 대놓고 팔지는 못하지만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많이 팔리니까 유통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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