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근영, '사랑따윈 필요없어'서 본격 멜로 연기

 '스무살의 문근영'은 통할까?

 '국민여동생' 문근영의 변신이 관심거리다. 2003년 '장화, 홍련'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이후 줄곧 귀엽고 해맑은 '여동생'이었던 그녀가 어느새 스무살 성인이 되어 본격적인 멜로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무대는 11월 9일 개봉 예정인 영화 '사랑따윈 필요없어'(제작 싸이더스FNH). 28억7000만원의 유산을 물려받은 시각장애인으로 나와 클럽 최고의 호스트 김주혁과 위험한 사랑을 그린다. 졸업과 진학으로 활동을 중단했다가 고심 끝에 선택한 작품이다.

 본격적인 성인 신고식이라는 점에서 그녀의 변신엔 특별히 많은 관심이 쏠린다. 그녀도 이제 스무살이고, 성균관대 인문학부의 여대생이 됐다. 화장기 없는 얼굴로 커다란 눈동자를 돌돌 굴리며 수험생의 비애를 푸념하던 예전의 그녀가 아니다.

 '댄서의 순정'(2005년)에서 성인 연기의 맛을 봤다고는 하지만 그때도 결국은 기존 이미지의 연장선이었다. 변신의 고비처는 바로 이 순간이다.

 보따리는 풀어봐야 알지만 변신에 긍정적인 쪽은 일단 포스터와 예고편에서 나타난 외모와 분위기에서 성공의 이유를 찾는다. 길게 늘어뜨린 까만 생머리, 우아한 드레스 패션, 잔뜩 눈물을 머금은 슬픈 눈동자 등에서 성숙한 여인의 향기가 풍겨난다.

 문근영은 "일부러 성숙해보이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과거와는 조금 다른 캐릭터여서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 내게 숨겨져 있던 한 부분을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해달라"며 변신에의 의욕을 나타냈다.

 원작이 떠받치는 힘도 도움이 된다. 이미 일본에서 드라마를 통해 검증된 작품이다. 주연을 맡았던 여배우 히로스에 료코와 남자배우 와타나베 아츠로는 2002년 방송될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이건 그녀에게도 기회다.

 그러나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팬들은 여전히 그녀를 '국민여동생'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녀는 여동생일 때 가장 화려하게 빛났다. 거기서 벗어났을 때 다가올 감정의 반작용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가장 화려한 수식어였던 '국민여동생'은 성인으로 변모하려는 그녀에게 오히려 가장 부담스러운 꼬리표가 되고 말았다.

 상대역인 김주혁과의 어마어마한 나이차도 부담으로 거론된다. 두 사람의 실제 나이차는 열다섯살. 이미 팬들의 뇌리에 깊이 박힌 편견이 몰입을 방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녀의 선택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다음달 9일이 기다려진다.

스포츠조선 김인구 기자 cl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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