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사진비엔날레)마이클 울프의 특별한 전시방

'2006 대구사진비엔날레' 주전시장(대구전시컨벤션센터 3층) 출구 근처에는 다른 전시대와 확연히 구분되는 특별한 전시방 하나가 눈에 띈다. 가로 3m, 세로 3m의 작은 공간. 독일계 미국 사진가 마이클 울프의 '100×100' 연작의 배경인 1950년대 홍콩의 옛 공공 가옥지의 방을 실제 크기 그대로 옮긴 것이다.

'100×100' 시리즈는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에 있는 작은 아파트 공간에 거주하는 사람들 100명의 공간 100개를 기록한 것이다. 실제 크기 그대로의 공간 속에 전시된 100장의 사진 속에는 모두가 똑같은 크기의 방에서 살면서도 서로 다른 삶의 모습이 담겨있다.

40년 넘게 사는 사람들도 있다는 그곳의 풍경은 홍콩이라는 도시의 정돈되고 깔끔한 외관과는 다른, 질서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되는대로 아무 곳에, 아무것이나 놓아둔 이들의 방은 '홍콩의 슬럼가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처럼' 보인다.

홍콩에서 12년 동안 살며 사진작업을 하고 있는 마이클 울프는 좁은 공간에 6천700명이 몰려 사는 '세계에서 인구 밀집도가 가장 높은 지역'의 모습을 기록으로 담고 있다. 끝을 모르고 뻗어있는, 현기증 나는 건축물 사진 '쪽방 시리즈'의 내부를 들여다본 작업이다.

마이클 울프는 이에대해 "나는 중국의 시각적 혼돈을 좋아한다. 그것은 사진가들의 꿈이다."라며 자신의 작업을 설명했다. 그는 1954년 독일 뮌헨 태생으로 1970년대 중반 미국의 버클리 대학에서 공부를 시작했다가 독일의 에센대학으로 건너가 독일의 '주관적 사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오토 스타이너트 밑에서 수학했다. 1994년부터 중국에서 거주하며 사진가이자 저자로 활동하고 있다. 중국의 공장을 다룬 시리즈로 세계보도사진상을 받았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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