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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운하 다음은 北"…前동독총리 만나

유럽 정책탐사를 위해 독일을 방문 중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25일(현지시각) 로타르 드 메지에르(66) 전 동독 총리를 만나 대북정책에 대한 '훈수'를 들었다.

1990년 동서독 통일전 동독의 마지막 총리였던 메지에르 전 총리는 이날 베를린 자신의 사무실에서 이 전 시장을 만나 "북한이 핵실험을 한 것은 세계를 협박해 원조를 얻으려는 것"이라며 "핵을 가지는 것은 파멸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의 기아와 의료시설, 의료진 부족, 에너지고갈 등을 거론하면서 "동독이었다면 국민봉기로 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서독도 은밀하게 동독에게 현금을 지원했지만 그 때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다. 예를 들어 서독은 동독이 양심수를 석방하는 대가로 현금을 줬다"며 대북 지원은 현금 지원 대신 현물이 효과적이라는 뜻도 밝혔다.

그는 또 "어떻게 북한 정권을 뚫고 북한주민에게 도움을 줄까를 고민해야 한다."며 "동독 정부의 가장 큰 적이 서독의 TV였듯이, 북한 주민에게 정보가 전달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통독 과정에서의 교수, 작가 등의 동독 반체제 인사들의 긍정적인 역할을 설명하며 "북한 지식인들은 정부 뒤에 숨어 있거나 정부가 두려워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북한 통일전망에 대해서는 "남·북한은 (1975년 서독의 경제지원과 동독의 인권 증진을 국제적으로 협약했던) 헬싱키 조약까지도 못갔다."며 "우리의 통일 프로세스(절차)보다 남북한 (통일)과정이 훨씬 더 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 시장은 이에 대해 "향후 대북지원은 김정일이 아니라 북한 주민을 향해야 한다. 철저한 상호주의에 입각한 협력과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1970년대 서독의 대(對) 동독 포용정책을 주도했던 헬무트 슈미트 전 서독총리와도 만났다.

베를린에서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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