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박치기왕' 김일(77)이 26일 낮 지병으로 별세하자 그가 입원치료를 받았던 노원구 하계동 을지병원은 순식간에 울음바다로 변했다.
아들 수안(56)씨와 딸 애자(61), 순희(59)씨를 비롯해 김씨의 제자 이왕표 한국프로레슬링연맹 회장 등 프로레슬링 관계자 30여 명은 김씨가 숨질 당시 을지병원 3층 중환자실 앞에서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채 울음을 터뜨렸다.
울음소리에 다른 병실의 환자들도 중환자실 앞을 기웃거렸고 왕년의 프로레슬링 스타가 사망했다는 소식에 이내 분위기는 숙연해졌다.
한편 고인의 제자인 이왕표 프로레슬링연맹 회장은 스승의 장례식을 원활히 치르기 위해 '장례준비위원장'을 자청하면서도 방문객들을 일일이 격려하고 신경을 써 눈길을 끌었다.
=주치의 "김일씨 체력에 놀랐다"=
0... 김일씨 주치의인 을지병원 순환기내과 최재웅 교수는 "일반인이라면 이 상황에서 오늘 새벽쯤에 숨을 거두기 마련인데 김씨는 저항력이 매우 뛰어나 잘 견딘 끝에 사망했다"고 밝혔다.
25일 새벽 급격히 혈압이 낮아진 김씨는 중환자실로 옮겨진 뒤 생명이 매우 위급한 상황이었으나 하루 이상 버텨냈다.
최 교수는 "체격이 좋은 김씨가 꾸준한 운동을 통해 기초 체력도 매우 튼튼해 진 것 같다"면서 "이 밖에도 남들이 갖지 못하고 있는 특별한 면역력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일씨, 입원 병원서도 인기=
0...김일씨는 13년 동안 입원 치료를 받아 왔던 을지병원에서도 큰 인기를 누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중봉 을지병원 원무부장은 "'박치기왕' 김일씨는 우리 병원에서 인기가 좋아 다른 환자들이나 문병객들이 그분의 얼굴을 보려고 김씨 병실을 방문하거나 사인을 받아가기도 했다"면서 "항상 규칙적이고 절제된 생활을 해 환자 중에서도 모범이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1994년부터 이 병원 4층에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별도의 화장실이 마련된 10평 규모의 병실을 제공받은 뒤 이곳에서 정기적으로 무료 검진과 치료를 받으며 생활해 왔다.
=일본 언론서도 김일씨에게 관심=
0...일본 언론에서도 한때 '박치기왕'으로 이름을 날렸던 김일씨의 투병 생활에 관심을 나타냈다.
김씨의 상황을 지켜 보기 위해 을지병원을 찾은 일본 일간지 '닛칸 겐다이'의 마사키 다치가와 기자는 "1970년대 초 김일씨는 역도산과 함께 매우 유명한 프로레슬링 선수였다"면서 "일본의 60대, 70대들은 아직도 그의 근황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마사키 기자에 따르면 김씨는 일본에서 '박치기' 기술로 활약할 당시 '맨손으로 호랑이를 잡는 전설적인 사나이'를 뜻하는 '오오키 긴타로'라는 별명을 가졌었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