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용 삼성 사장이 해태 감독시절 확실하게 '믿는 도끼'는 선동열 현 삼성 감독이었다. 선발, 마무리를 가리지 않고 전천후로 나서 해태가 다섯 차례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데 일등공신으로 활약한 게 선 감독이었다.
지도자로 변신한 선 감독도 가장 신뢰하는 '전가의 보도'가 있다. 2004년 삼성에 수석코치로 부임한 뒤 애지중지 키운 배영수다.
배영수, 제이미 브라운, 팀 하리칼라 3명으로 한국시리즈 선발 로테이션을 돌리고 있는 선동열 감독은 배영수가 나서는 1,4,7차전을 이기고 나머지 4경기 중 1경기만 잡아도 우승할 수 있다는 어찌 보면 단순한 계산으로 돌입했다고 시리즈 초반 실토했다.
복잡할수록 단순함이 통한다. 1차전에서 선발로 나서 6이닝 무실점 투구로 자신의 한국시리즈 첫 선발승을 올렸던 배영수는 그러나 25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는 현역시절 선 감독처럼 마무리로 출격했다. 4-3으로 간신히 승기를 잡은 연장 12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이었다.
그는 마운드에 올라와 153㎞짜리 광속구를 뿌려댔다. 한 방 있는 이범호가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고 김인철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배영수는 한국시리즈 개인 통산 첫 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그는 26일 4차전에서도 선 감독의 호출을 받았다. 이기는 상황이었다면 선발투수 전병호의 뒤를 이어 일찌감치 마운드에 올랐겠지만 2-2 박빙의 상황이던 8회 팀의 5번째 투수로 바통을 이어 받았다.
권오준이 일찍 나와 ⅓이닝만 던지고 들어갔고 점수를 리드한 상황이 아니어서 마무리 오승환을 올릴 수도 없었다. 배영수는 팀 승리를 위해 언제나 철벽투를 펼쳐줘야 하는 '애니콜'이었다.
올라가자마자 153㎞를 찍어 일단 상대 기를 죽인 배영수는 루 클리어를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잡은 뒤 데이비스, 김태균 등을 땅볼 처리했다.
9회 선두 이범호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이어 보내기 번트로 2루 진출을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한상훈, 심광호 등을 범타로 유도하며 위기를 넘겼다. 2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의 완벽투였다.
돌아선 10회 김재걸의 2타점 적시타로 팀이 4-2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배영수는 구원승을 추가, 2승1세이브로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팀이 올린 승을 모두 자신의 손으로 해결했다. 한국시리즈 3경기에서 8⅔이닝 무실점 행진 중이다.
배영수는 "오늘은 힘이 떨어져 직구보다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다. 중간보다 선발투수가 5이닝 이상을 던져야 하기 때문에 힘든 것 같다. 하지만 3회부터 몸을 푸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고 이틀 연속 구원에 나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하루를 쉬고 5차전에 나서기 때문에 한화를 이기고 싶다. 정규시즌에 못했지만 지금 더 잘해야 되고 최우수선수보다 팀 우승이 더 중요하다"며 각오를 다졌다.
광속구와 예리한 슬라이더, 포크볼성 체인지업으로 한화 타선을 농락하고 있는 배영수는 28일부터 잠실구장에서 벌어지는 5차전에서도 중간 계투로 등판, 우승을 확정짓는데 다시 한번 큰 힘을 보탤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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