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에 먹구름이 잔뜩 낄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더 떨어지고 우리 경제의 근간인 수출이 한 자릿수 증가세로 추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것이란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대구상공회의소와 삼성경제연구소가 공동으로 27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연 '21세기 대구경제포럼세미나'에서 류한호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내년 경기전망과 관련, 소비와 투자·수출 증가세가 한꺼번에 둔화되는 이른바 '트리플 정체'가 찾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경제가 본격적인 '하향 안정국면'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 연간 추정치(4.8%)를 밑도는 4.3%에 머물 것이라고 류 상무는 전망했다.
올 들어 상승국면에 들어섰던 민간소비(올해 전년 대비 4.1% 성장 전망)는 내년엔 3.7% 성장에 그쳐 다시 하락세로 반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투자 역시 내년엔 5.7% 상승에 머무르면서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6.9% 추정)보다 떨어질 것이 확실시된다는 것.
올해 전년 대비 11.5%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는 수출은 내년엔 올해보다 8.3% 증가하는 데 머물러 44억 8천만 달러의 경상수지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류 상무는 분석했다.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내년 무역수지 흑자는 올해에 비해 41억 달러가량 줄어든 100억 달러 규모로 예상됐으며, 해외여행·유학연수 등으로 인해 서비스수지 적자가 무려 185억 달러가량 발생할 것이라고 류 상무는 설명했다.
내년 원/달러 환율은 925원대로 떨어져 올해 추정치(960원)를 크게 밑돌 것으로 보인다.
산업별 성장세와 관련, 정보통신부문은 수출회복으로 인해 성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반도체도 두 자릿수의 생산 증가세가 점쳐졌다. 가전의 경우, 내수는 둔화되지만 수출은 소폭 회복할 것으로, 자동차는 내수·수출 모두 정체될 것으로 류 상무는 봤다.
한편 내년 우리 경제 성적표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는 미국 경제의 연착륙 여부와 북한 핵 추이, 대선정국에 따른 혼란 정도 등이 꼽혔다. 류 상무는 미국경제가 연착륙에 실패한다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치인 4%를 밑도는 3% 성장세에 머물 것이라고 경고했다.
류 상무는 "지속성장을 위한 체질확보만이 기업들의 살 길"이라며 "신수종 발굴을 1회성 프로젝트로 끝내는 시대가 끝났고, 이를 상시화·일상화하는 기업체질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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