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족한 2%, 친절이 채워주지요"…대구 서구청 홍현미·박원숙 씨

區 자체 양성강사 1호…공무원 상대 잇단 강의

"앞 머리는 덥수룩하고 뒷 머리는 대머리, 다리에는 날개가 달린 것은 무엇일까요?"

대구 서구청 공무원인 홍현미(37·여) 씨는 이제 갓 20살을 넘긴 공군 장병 수백 명에게 질문을 던졌다. 일렬로 앉아있는 장병들 사이에서 나지막한 수근거림이 들렸다. 홍 강사는 장병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을 바라보며 이렇게 답한다. " 정답은 기회입니다. 기회는 잡을 때는 편하게 앞 머리가 덥수룩하지만 지나가 버리면 뒷머리가 없어 잡히지 않으며, 떠나갈 땐 날개 달린 듯 어느 순간 사라집니다."

홍 강사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장병들의 고개가 절로 끄덕였다. 홍 강사는 그제서야 본격적으로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마음가짐과 성공을 위해 갖춰야 할 요건 등 준비한 강의를 진행했다.

홍 씨는 동료인 박원숙(37·여·사진) 씨와 함께 지난 2004년 서구청이 자체적으로 양성한 친절강사 1호다. 이들은 검찰청과 구청, 군부대 등을 돌며 친절강의를 하고 있다. 서울에서 전문교육을 받은 외부강사보다 대구 현실을 잘 아는데다 공무원인 탓에 공직자들의 성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 이들에게 강의를 요청하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3개월 동안의 짧은 연수 과정을 끝내고 바로 서구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친절 강의를 시작했고, 지난 3년 동안 각종 전문강사과정을 수료하고 연수를 거치면서 경력을 쌓았다.

"친절 강의의 생명은 바로 '나비효과'입니다. 명함을 건넬 때 눈빛 교환과 악수할 때의 밝은 미소 하나가 훗날 자신의 사회생활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이점이 될 수 있다."는 박 강사는 "친절 강의는 전문지식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과 공직자들이 사회생활에서 놓치기 쉬운 2%를 충족시켜주는 짧은 조언"이라고 친절 강의의 의미를 설명했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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