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46년 창설된 해병대가 이날 처음으로 한국군 단독의 사단급 상륙훈련을 실시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사단급 상륙훈련을 하는데 60년이나 걸렸다는 점에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렸다.
군 당국은 이 부분에 대해 '내부적 사안'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으나, 이번 훈련을 통해 사단급 상륙훈련이 60년이나 걸릴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어느 정도는 드러났다.
'장비 부족'이 결정적 이유라는 것.
현재 해병대에는 '공격용 헬기'가 한 대도 없다. 27일 상륙훈련장에서 만난 한 해병대 간부는 "해병대 병력 규모로 세계 5위 이내인 국가 중 공격용 헬기가 없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귀신잡는 해병대'로 애칭되는 한국 해병대는 현재 2개 사단 1개 여단, 2만7천여 명 규모로 세계 5위다.
전역한 해병대 출신 모 간부는 "그동안 해병대 헬기부대 창설 등을 당국에 건의했으나, 정치적 또는 군 내부적으로 이해관계가 얽혀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해군만 보유하고 있는 함정도 해병대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장비로 지적되고 있다.
해병대 해상 수송능력도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해병대는 이번 훈련에 투입되는 병력을 해상에서 해안으로 상륙시키는 수송수단으로 민간자산인 800t급 여객선 1척을 동원했다. 군 당국은 민간자산을 전시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과 효용성을 동시 점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 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부족한 자체 수송능력의 사례로 꼽혔다.
따라서 해병대는 이번 훈련에 거는 기대가 크다. 중앙정부와 군 고위층이 이번 훈련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인식하게 되면 공격용 헬기 도입 등 장비 현대화를 위한 개선책을 고민하지 않겠느냐는 바람이다.
포항·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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