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스님들께서 제 모습을 보시고 '저 아이가 왜 저러나' 하시겠지만, 저는 대중음악도 엄연히 수행이자 포교의 한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비구니 가수로 알려진 인드라(Indra. 법명 서연 스님)가 첫 데뷔앨범 'INDRA'를 출시했다. 13년 만에 대중음악 작업을 재개한 작곡가 김희갑, 작사가 양인자씨 부부와 6개월 간 호흡을 맞춘 끝에 내놓은 작품이다.
스님의 속세 경력은 독특하다. 영남대 음대 관현악과 출신으로 바로크교향악단, 영남쳄버오케스트라 단원, 영남오페라단 플루트 주자, 대구플루트앙상블 부단장 및 총무 등을 역임했다.
1988년 '월간 음악' 주최 콩쿠르에 입상한 것을 비롯해 다수의 음악상을 수상한 스님은 1988년 6월 플루트 독주회를 열고 1993년 서울 플루트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등 음악인으로서 화려한 경력을 쌓아왔다.
한 때 촉망받는 음악인이었던 스님이 불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학졸업반 무렵. 우연히 절에 갔다가 불교의 세계에 흠뻑 빠지게 된 스님에게 지금까지의 세속적 삶은 무의미해졌다. 1993년 결국 경주 흥륜사에서 출가했다.
"큰 도를 닦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불교가) 좋아서, 또 나의 삶을 닦아 남을 이롭게 해보자는 생각이었죠. 언젠가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러나 그게 다시 속세의 음악이 될 줄은 몰랐어요."
출가인으로서 열심히 수행에 정진하던 스님은 2001년 무렵 우연히 대구지역 지인들로부터 플루트 연주를 부탁받은 것을 계기로 다시 '음악가'로서 활동을 재개했다.
첫 음반에 수록된 곡은 모두 8곡. '정구업진언', '무명', '하여도' '샨티 샨티 샨티' 등 아름답고 서정적 멜로디가 곁들여진 대중가요들이지만 불교적 색채를 띤 노랫말들 속에는 불가의 가르침이 잘 담겨있다.
그는 "대중가요라고 하더라도 내 몸을 통해 승화된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면 그것도 하나의 포교이자 수행이라고 생각해요. 이것은 수행이고 저것은 수행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편견"이라고 말했다.
김희갑씨 부부와 같은 유명 작사·작곡가의 곡을 받아 음반 제작사인 도레미미디어에서 데뷔앨범을 낸 것은 상업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스님은 "잘 팔릴 지 모르겠지만 수익이 생기면 모두 좋은 일에 쓰겠다"며 방긋 웃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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