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입 車 그 은밀한 유혹-이래서 탄다

내년엔 국내 자동차시장이 개방된 지 20년을 맞는다. 이제 대구시내를 질주하는 수입차를 보는 것은 더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선망의 대상이었던 수입차 업계가 중저가 모델을 잇따라 출시하고 프리미엄 서비스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국산차를 고집하다가 수입차로 갈아탄 운전자 2명에게 수입차 선택의 이유를 들어봤다.

◆"단단한 재질 만족"

대구시내 한 유통업체 대표인 박명환(39) 씨의 애마는 '재규어 X-type 2.1'이다. '애국심' 때문에 국산차를 애용했던 그가 마음을 돌린 이유는 수입차의 단단한 재질 때문이었다.

재규어를 구입하기 전 국산차를 탔을 때는 아파트 주차장 등에 차량을 주차해 두면 다른 차량으로 인해 차량 도어에 흠집이 생기는 경우가 잦았다. 수리비용만 1년에 수십만 원이 들었다는 박 씨는 수입차가 단단하다는 주위 얘기를 듣고 재규어를 선택했다.

박 씨는 "재규어를 구입한 뒤부터 도어에 흠집이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면서 "다른 운전자들이 외제차이기 때문에 조심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국산차에 비해 단단했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수입차에 만족하는 또 다른 이유는 승차감. 장거리 출장이 잦았다는 박 씨는 국산차를 장시간 운전하면 피로감이 심했지만 수입차로 바꾼 뒤 피로감이 훨씬 줄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위의 수입차에 대한 여전한 편견이 마음에 걸린다. "나름대로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고 자부하는데 주위 사람들로부터 '국산차 놔두고 왜 비싼 수입차를 타느냐'는 말을 들을 땐 정말 속상합니다."

◆"후륜구동에 끌려"

의료기 유통업체 대표인 권중발(40) 씨는 지난해 '렉서스 IS250'을 구입했다. 권 씨가 렉서스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국산차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후륜구동차라는 점이다.

차량 마니아라는 권 씨는 "후륜구동차는 핸들링이 정교한데다 민첩해 운전하는 맛이 뛰어나다."면서 "전륜구동이 대부분인 국산차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동 걸렸는지 모를 정도의 정숙성, 속도변화에 따라 변하는 계기판, 제동능력과 안전성 등도 권 씨가 꼽는 수입차의 장점이다.

그는 또 수입차의 프리미엄 서비스에 반했다. 박 씨는 "입고에서 출고까지 원스톱 서비스로 진행되는 데다 사후 서비스도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권 씨가 1년 동안 수입차를 몰면서 아쉬운 점도 많았다. 외곽지역으로 나갈 때면 불안하다는 것이다. 차량 정비가 수월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입차 측에서 50km 무료견인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혹시 고장이 나면 어쩌나'하는 불안감은 여전하다고 했다.

"연비도 뛰어나기 때문에 업무용으로 아주 적합하고 만족합니다. 하지만 수입차 업계가 애프터서비스망을 좀더 확충했으면 합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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