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2006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를 아쉽게 제패하지 못했지만 갖가지 이슈를 쏟아내며 팬들로부터 올 시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구단이었다.
'괴물' 유현진의 등장과 기록행진, 투수 개인통산 200승 금자탑의 송진우, 한국시리즈 진출 등 정신 없는 질주가 끝까지 이어졌다.
김인식 한화 감독의 '믿음 야구'는 분주한 가운데 질주의 원동력으로 팀을 한 데 묶었다.
그는 전성기가 지난 베테랑 선수들과 지독한 슬럼프를 겪고 있는 주축 선수에게 특별히 집요한 믿음을 보냈고 이들은 고비에서 활약하며 보답했다.
◇막강 마운드 앞세운 화끈한 출발 = 김인식 한화 감독은 "나이가 제일 많고 본인이 욕심을 내고 있다"는 이유로 시즌 개막전 선발투수로 송진우(40)를 내세웠다.
송진우는 승리투수가 못 됐지만 문동환(34)-구대성(38) 노병들의 호투로 한화가 이겼다. '믿음과 보답'의 장정을 예고하는 서전이었다.
한화는 유현진과 문동환이 8개 구단 최강의 원투펀치로 자리를 잡고 최영필과 구대성이 '황금계투'로 맹위를 떨치면서 시즌 초반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괴물'의 탄생도 믿음의 산물? = 유현진은 4월12일 LG전에서 신인 데뷔전 최다 탈삼진(10개)을 기록하며 혜성처럼 등장해 각종 신인 기록을 갈아치웠다. 결국 다승(18승), 평균자책점(1.55), 탈삼진(204개) 등 3개 타이틀을 잡아 투수 3관왕이 됐다.
김인식 감독은 유현진에 대해서도 "잘할 때는 그게 최고이기 때문에 아무도 건드릴 필요가 없고 아무 소리를 해서도 안 된다"며 방임에 가까운 믿음을 보내왔다.
◇'황태자'의 금자탑 쌓기 = 한화에 6월 한 달은 악몽과 같았다. 불펜투수 최영필이 5월 말 부상으로 제외됐고 마무리 구대성도 과부하로 덩달아 흔들렸다. 5월까지 25승(1무16패)을 올렸던 상승세는 누그러지고 이후 11승(16)밖에 못 보탠 채 전반기를 마쳤다.
하락세 가운데 등장한 이슈는 송진우의 200승. 송진우는 7월 30일에 199승을 올린 뒤 4차례 등판에서 모두 승수 쌓기에 실패하고 한 달이 지난 8월 29일에서야 200승을 올렸다.
바쁜 가운데 더 조급하게 하던 송진우의 '아홉수'를 지켜보며 김인식 감독은 한 달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200승이 달성되는 순간에 "장하다"며 어깨를 다독일 뿐이었다. 송진우는 김인식 감독이 동국대 감독이던 1983년에 충북 괴산까지 찾아가 직접 스카우트한 23년 묵은 제자로 믿음의 황태자였다.
◇보은의 포스트시즌 = 김태균, 이도형, 루 클리어는 보은으로 포스트시즌을 빛낸 선수들이었다.
김태균은 지난 해 준플레이오프 타율 0.059(17타수 1안타), 플레이오프 타율 0.091(11타수 1안타)로 극심한 난조를 보였다. 올 시즌에도 홈런이 지난 해보다 10개나 적은 13개에 머물러 거포로서 정체성을 잃었지만 계속 4번 타자로 나왔다.
김태균은 KIA와 준플레이오프 들어 불방망이를 휘두르더니 현대와 플레이오프 2차전과 4차전에는 결정적인 홈런포를 터뜨려 한화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이도형은 성급한 풀스윙으로 득점기회를 자주 날려 싫은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시즌 내내 중심타자로 기용됐다. 포수이지만 어깨 부상으로 마스크를 쓰지도 못하고 지명타자로만 뛰지만 그의 한방에 대한 감독의 믿음은 강렬했다. 보은의 대포는 현대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터졌다.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16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홈런으로 결승점을 올렸다.
수비가 부실해 내야에서 외야로, 끝내 벤치로 밀려난 클리어. 그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2로 맞선 9회 1사 만루에서 갑자기 대타로 부름을 받았다. 초구에 결승 희생플라이를 날려 손에 땀을 쥐는 순간에서 자신을 잊지 않고 불러준 데 보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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