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처음 만났다.
화장기가 없어야 하는 건 당연(?)하겠지만, 흔한 로션조차 바르지 않은 '쌩얼'이었다. 하지만 '막 웃는' 얼굴의 해맑은 표정에 처음부터 마음을 다 빼앗겼다. 청정하다는 표현만으로는 그 느낌을 다할 수 없다. 처음 대화를 하다가 또 한번 놀랐다. "참으로 '빈 마음'으로 살아가는구나. 어찌 이렇게도 티끌하나 묻히지 않고 맑을 수가 있을까?" 산소 같고 이슬 같고 때론 깊은 골을 타고 내려오는 겨울바람 같은 이 분, 팔공산에 계시는 이 비구니 스님을 앞으로 자주 뵐 일이 생겼다.
# 회사에 정성스레 포장된 상자 하나가 택배로 왔다.
뜯어보니 '덕분에 장사 잘해서 고맙다'는 내용의 편지와 함께 홍삼 선물 세트가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홍삼 대리점을 하는 분이 보내주신 것이었다. "영업이 부진해서 홍삼가게 문 닫을 형편인데 무슨 방법 없겠습니까?…"라는 전화를 받고 달려가서 이런 저런 홍보 전략을 짜드린 게 효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당분간 홍삼파티가 이어지게 생겼다. 손님께도 커피대신 홍삼차 드리고.
# 우리 회사가 홍보업무를 맡아있는 어느 병원의 원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빨리들 와서 독감 예방주사 맞구들 가… 여러분이 건강해야 우리 병원도 건강하지…" 지난해 이맘때도 그랬다. 우리 회사 직원들이 단체로 가서 줄지어 맞았다. 물론 공짜다. 처음엔 접종비를 갖고 갔다가 혼쭐이 났다. 성의를 몰라준다며 나무라셨다. 주사약보다 원장님의 그 마음이 우리들 건강을 보다 튼튼하게 지켜 주실 것이다.
# 오늘로서 두 달 동안 아홉 차례에 걸쳐 연재한 '매일춘추' 글쓰기가 끝났다.
처음에는 겁 없이 시작 했는데 갈수록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그동안 많은 분들이 글이 실릴 때 마다 전화를 걸어와 격려해 주셨다. 신문지면에 '내 글'과 '내 사진'이 일주일에 한번씩 연달아 실린다는 게 개인적으로는 신선하면서도 매우 값진 경험이었다.
# 도심 한가운데서 찌든 삶을 살면서 이렇듯 산에서 만난 '교훈' 같은 해맑은 분. 돈 받고 일 하는데 '잘해 줘서 고맙다'면서 선물상자 보내 주신 분. 또한 어찌 보면 거래처 가운데 하나일 텐데 일부러 불러다 건강관리까지 해주시는 원장님.
이런 분들이 지금 내 가까이에 두루 계신다. 게다가 선후배 동료들과 열정적으로 일하면서 배우는, 신나는 일터 자랑스런 회사가 내겐 있다. 이런 '고마운 환경' 속에 살면서 신문에도 열 번 가까이 났다. 더 큰 욕심내면 안 된다. 이만하면 난 행복하다. 모두가 고맙고.
이현경(밝은사람들-홍보실닷컴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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