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순천에서 '지방의제21' 전국대회가 열렸다. ('지방의제21'이란, 지속가능한 지구 보존을 위해, 각 지방별로 의제를 작성하고 실천하는 협의체이다. 현재 200여개의 시·군·구에서 이를 작성·실천 중이다.)
이번 지방의제21 전국대회의 주제는 로컬푸드(local food)였다. 즉 지역의 먹을 거리와 농업에 관한 주제였다.
그동안 카길을 비롯한 6개의 곡물메이저와 미국·호주 등의 농산물 수출국 즉 케인즈 그룹 등이 전 세계 식량시장의 흐름을 좌우해 왔다.
우리가 일상에서 먹는 한 끼의 식사에도 쌀을 제외하면 90% 이상이 배나 비행기를 타고 수천 수만킬로에서 날아온 농산물인 것이다. 더운 적도와 오랜 시간을 이동하기 위해, 방부제와 살충제를 엄청 뿌려대면서 전 세계 시민들의 식탁으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보다는 싼 가격과 대량소비의 관점에서 철저히 관리되고 있는 점이다. 농산물은 일반 공산품과 달리 지구환경의 영향과 생태계 변화의 바로미터이자, 삶을 유지하는 가장 기초 단위이다. 세계적인 이상 기후 현상과 국제사회의 냉혹한 관계 속에서 자국의 자립적인 기반이 무너진다면, 우리 삶이 건강하고 지속가능하게 유지된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일 일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로칼푸드가 대안으로 제안되고 있다. 건강하고 안전한 음식과 지역의 환경과 자립성 그리고 자원순환에 대한 이야기이다. 무엇보다 푸드마일이라고 하는 가장 가까운 거리의 먹거리로 삶을 유지하는 지역의 순환시스템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줄이는 대단한 효과가 있는 뿐만 아니라, 친환경을 이루어 내는 녹색소비로써 대안적 삶을 가능하게 한다.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로칼푸드' 운동을 고민하며, '지역신문이 나아가야 할 길이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져본다. 나름대로 지역신문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살펴보면 뭔가 허전한 부분이 있다. 세계화의 높은 파고 속에서 일상생활의 변화를 통한 대안적 삶의 모형 제시와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지역사회의 협력체계 등 미래의 비젼을 보여주는 깊이 있는 기사가 못내 아쉽기 때문이다.
지역신문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 지역의 삶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뉴스들은 늘 큰 이슈에 묻혀 버리고, 세계와 전국의 충격적인 이슈들이 우리 삶의 감각들을 무디게 한다. 이렇게 무디어진 마음들을 성찰하게 하는 것이 지역을 살리고 우리의 삶을 살리는 지역언론의 역할과 사명이 아닌가 한다.
세계식량 체제에서 로칼푸드운동이 대안으로 일어나듯이, 대형 언론의 회오리 속에서도 지역언론이 소중한 지역의 삶과 메시지가 공유되는 여론의 장으로, 삶을 지속가능케 하는 대안으로 자리매김 하길 바란다.
정현수(대구녹색소비자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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