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를 2연패, 2000년대의 명문 구단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 중심 인물은 감독 취임 첫 해인 지난해 정규리그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뒤 올해에도 정규리그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선동열 삼성 감독. 스타 출신이 명감독이 되기 어렵다는 속설을 비웃듯 선 감독은 감독 취임 이후 '지키는 야구'를 주창, 홈런포와 타격 위주의 팀을 최강 마운드를 꾸린 팀으로 근본적으로 변화시켰고 이같은 체질 변화는 단기전 승부에 약한 삼성에게 더 이상 한국시리즈에서의 실패를 곱씹지 않게 만들었다.
한국시리즈 진출만 11차례로 8개 구단 가운데 최다였고 1997년 이후 10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을 이루었던 '스타 군단' 삼성은 마운드가 약해 번번히 고배를 들었으나 선 감독은 이같은 실패를 거울삼아 선발진은 물론 뒤로 갈수록 강해지는 최강의 중간 계투와 마무리 투수들을 조련했다. 'K-O펀치'로 통하는 권오준(시즌 방어율 1.69, 32홀드)과 오승환(시즌 방어율 1.59, 47세이브)이 경기 중·후반에 등판을 준비할 때면 선 감독이 현역 시절 불펜에서 상대 팀들에게 공포를 안겨주었듯이 상대 팀들의 전의를 꺾을 정도였다. 게다가 임동규, 전병호, 오승완, 배영수, 임창용 등 오른손·왼손 , 정통파·사이드암, 강속구·기교파 투수 등 구색을 고루 갖춘 마운드는 매우 두터워서 끈질긴 추격 의지를 보인 한화 이글스의 다이너마이트 타선(팀 홈런 110개, 리그 1위)도 끝내 삼성 마운드의 벽을 넘지 못했다. 시리즈 3차전에서 권오준, 오승환이 홈런 1개씩을 맞아 3대3 동점을 허용했을 때도 오상민, 임동규, 권혁, 임창용을 투입해 한화 타선을 잠재웠다.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한 유격수 박진만을 중심으로 2루수 박종호와 백업 김재걸, 3루수 조동찬은 고비 때마다 호수비로 한화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김종훈, 박한이가 이끄는 외야 수비도 안정감을 줬다. 한화가 6개의 실책을 범하며 추격의 고삐를 놓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세대 교체를 통한 공격력 보강이라는 과제가 남겨져 있다. 삼성 타선의 주축은 30대. 주전급 중 20대는 중견수 박한이(27), 3루수 조동찬(25) 정도를 꼽을 수 있을 뿐이다. 베테랑들의 경험은 특히 큰 경기에서 힘이 됐지만 세월의 흐름은 막을 수 없는 법. 타자 가운데 최고참인 양준혁(37)은 시즌 타율 0.303, 13홈런으로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다른 선수들은 조금씩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형편이다. 앞으로도 계속 정상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뒤를 이을 선수들이 필요하다.
그동안 투수 조련과 육성에 집중해온 선 감독도 "젊은 투수들이 잘 성장해주는 데 비해 공격력을 좀 더 강화해야 하고 세대교체도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며 "당분간 FA 선수 영입보다 2군 선수 발굴과 트레이드를 통해 야수진을 보강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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