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보면 문장 속에서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은 장면이 마구 떠올라요."
요즘 도서관이나 학교마다 어린이들의 독서 습관을 키우기 위해 자주 이용하는 방법이 '독후감상화' 그리기다. 말 그대로 책을 읽고 느낀 점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인데, 그림 실력도 있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책에 대한 이해와 상상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책 읽기 능력을 키우는데 유용하다.
지봉초등학교 5학년 이광명(11) 군은 지난달 효목도서관에서 열린 독서감상화 대회에 장려상으로 입상한 데 이어 이달에는 동부도서관 독서감상화 그리기 대회에서 대상을 받았을 정도로 이 분야에 재능을 보이고 있다.
"독서감상화 잘 그리는 방법요? 책을 꼼꼼하게 읽고 주인공의 입장이 돼 봐야죠."
광명이는 효목도서관 독서감상화 대회에서 '문제아'라는 생활동화를 소재로 그림을 그려 출품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친구에게 손찌검을 한 주인공이 '나는 문제아가 아니야!'라고 소리치지만 주위 사람들로부터 외면받는 모습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에 대한 편견이 안타까웠다고 기억했다.
동부도서관에서 열린 대회 때는 생태동화 '갯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가 그림 소재였다. 갯벌에서 땀 흘리며 게, 조개를 수확하는 어촌 할머니의 행복한 모습을 도화지에 담았다. 광명이는 "지난 여름방학 때 부모님과 함께 서해 갯벌에 가서 소라게, 지렁이 등 갯벌 생태계를 관찰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발이 푹푹 빠지는 질척한 갯벌과 할머니의 얼굴을 묘사하는 일이 어려웠다고.
광명이의 그림 실력은 유치원 때부터 꾸준히 다닌 미술학원과 학교 도서관에서 읽은 다양한 책 덕분이다. 쉬는 시간에 책 주인공을 소재로 한 만화도 그리고, 방과 후에는 교내 도서관에 남아 좋아하는 책을 읽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런 광명이의 꿈은 미술 선생님이다. "책을 억지로 읽어야 한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나중에 선생님이 되면 그리기나 만들기를 통해 재미있게 책 읽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싶어요."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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