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출문제
▶ 최근 몇 년간 일본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 한류 열풍의 긍정적 효과에 대해 말해 보시오.
▶ 한류 열풍에 대해 우리가 경계해야 할 점들을 지적하고, 한류 열풍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들이 필요한지 자신의 생각을 말해 보시오. (2005 경북대 정시, 연세대 정시)
▨ 해결의 실마리
▶ 한류 열풍의 긍정적 효과
한류 열풍의 긍정적 효과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는데,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문화적 측면에서 우리 문화의 자긍심을 높였다. 한류 열풍은 우리 문화가 이웃 국가들에게 광범위하게, 그리고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진 첫 사례로 볼 수 있다. 특히 한류 열풍은 내적으로는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높여 주었으며, 외적으로는 '대한민국'에 대한 인식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한류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말 우리나라가 IMF 외환 위기를 겪고 있던 시기였다. 당시 우리 국민들은 선진국 대열에 곧 합류하게 되리라는 희망을 안고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희망은 경제 위기로 인해 이루어지지 못하고, 그 어느 때보다 절망감과 패배감에 시달리게 되었다. 이러한 시기에 외국에서 들려온 한류 열풍의 소식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우리 문화의 우수성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만들었다.
한편, 국외적으로 한류 열풍은 지금까지 한국에 대한 외국 사람들의 이미지를 바꾸도록 만들었다. 우리나라의 이미지는 아시아 동쪽의 조그만 나라, 분단 국가, 단시간에 경제 성장을 이룬 개발도상국 정도이다. 그런데 한류 열풍을 통해 한국 문화가 외국에 전파되면서 한국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중국, 일본, 베트남 등에서 한국 문화와 한국어를 배우는 이들이 늘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개발도상국'에서 '문화적으로 우수한 국가'의 이미지로 변화하게 된 것이다.
둘째, 경제적 파급 효과이다. 2005년 우리나라가 한류 열풍을 타고 영화, 드라마, 음반 판권을 수출해 벌어들인 돈은 1억 2천670만 달러에 이른다. 이것은 2004년에 비해 배가 넘는 액수이며, 한류의 태동기인 1997년에 비해 166배의 성장이다. 그러나 한류 열풍이 가져온 경제적 효과는 단지 문화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1997년 베트남에 진출한 LG생활건강은 당시 한국 드라마를 통해 스타로 떠오른 김남주를 내세워 화장품 시장의 25%를 석권하였다. 이후 LG생활건강은 2004년에 2천5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2005년에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최고 인기 브랜드에 등극했다. 최근에는 일본에서 현대자동차가 배용준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여 중형 승용차를 진출시키는데 성공했다. 이처럼 한류 열풍은 이제 문화적 가치, 혹은 문화 산업의 이익을 넘어 경제적 가치를 확산시키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이처럼 문화와 소비 행위 간에 밀접한 연관 관계가 나타나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설명될 수 있다. 하나는 '흥미'의 파급 효과이다. 사람들은 어떤 연예인을 통해 한국을 알게 되고, 이를 계기로 한국 상품을 사게 된다. 즉,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한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다시 한국 상품의 구매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현대 사회에서 소비 자체가 하나의 문화적 소통 행위로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현대와 같은 소비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어떤 상품이 가지고 있는 사용 가치만을 보고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상품에 담긴 이미지를 소비하기 위해 상품을 구매한다. 따라서 베트남과 같은 개발도상국에서는 한국 문화를 통해 갖게 된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한국 상품의 구매를 통해 소비한다. 이것은 한국 문화에 대한 환상과 동경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흥미'의 파급 효과와 '이미지' 소비를 통해 문화는 상품 판매에 영향을 미쳐 경제적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 한류 열풍에 대해 경계해야 할 점
먼저 한류 열풍이 우리나라의 문화적 우수성으로 인해 형성되었다는 생각으로 우리 문화에 대한 우월감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어떤 민족 혹은 어떤 국가의 문화란 그 민족 혹은 그 국가의 사회적·역사적·자연적 환경 속에서 형성된 것이다. 따라서 문화는 그 나름대로 고유한 존재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문화를 우월 혹은 열등의 잣대로 측정할 수는 없다. 어떤 문화가 우월 혹은 열등하다는 것은 곧 문화를 측정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각기 다른 과정을 통해 형성된 문화를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존재할 수는 없다. 따라서 타국 사람들에게 우리 문화가 인기 있다고 해서, 그것이 곧 우리 문화가 우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한류가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해 이해하려는 태도로 확산되기보다는 해당 드라마와 드라마 속의 주인공에 대한 관심에만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자칫 민족주의적 우월감에 빠져 문화 현상을 왜곡시키는 오류를 범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현대 사회에서의 대중문화는 하나의 상품으로 인식되어 소비 자본주의 경제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문화가 상품이라는 논리를 뒤집어 보면 자칫 상품이 되지 못하는 문화는 의미와 가치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상품적 가치만을 생각한 채 한류 스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를 만들어 내용과 질이 뒤떨어진다는 혹평을 받았다. 이것은 문화의 상품성에만 주력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보여준다. 또한 상품이 되는 드라마, 음악 등만 만든다면, 우리의 대중문화는 한 장르만 존재하는 기형적인 형태를 띠게 될 것이다. 대중문화의 발달은 다양한 문화가 서로 영향을 미치며 함께 발전할 때 가능하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이와 같은 점들은 반드시 경계해야 할 것이다.
▶ 한류 열풍을 지속시키기 위한 방안
한류 열풍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한류 문화에 대한 계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기획사의 경우 어떤 가수나 배우가 인기를 얻었다고 하면, 별다른 준비 없이 외국에 나가 대중 공연을 하는 것을 해외 시장 개척의 전부로 여기고 있다. 그 나라에서 왜 우리나라의 문화를 좋아하는지, 어떤 가수나 배우가 왜 인기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이 한류 스타를 소모적인 상품으로 여기는 것이다. 따라서 한류 열풍에 대한 좀 더 치밀하고 계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일본은 특정 문화 상품에 대한 마니아적 소비 성향이 강하고, 다른 나라 문화를 흡수 재생산해 수요를 창출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은 특정 스타에 몰입하고 모방에 치우쳐 한류를 자국 문화로 재생산해 내기보다는 단순 소비에 머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므로 이런 국가별 특성을 적극 활용하는 한류 마케팅이 필요하다.
또한, 다양한 문화적 장르를 모색하고 우리 문화의 고유성을 살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1990년대 홍콩 영화는 중국 무술과 액션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으며, 유덕화, 주윤발, 장국영 등은 스타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홍콩 영화나 배우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은 홍콩 영화가 몇몇 인기 스타에 기대어 동일한 내용의 영화만을 생산해 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다양한 문화적 장르를 발전시키는 것이 곧 한류 열풍을 지속시키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이것은 곧 스타 시스템에 의존하는 것을 지양하고 내용과 질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한류'라는 이름처럼 우리 문화의 고유성을 나타내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류'란 단지 '한국'이란 지역적 의미만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역사적 환경 속에서 형성된 한국적 정서와 문화적 특성을 문화에 담아 낼 수 있을 때 진정한 의미의 '한류 문화'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한류 문화는 결국 자본주의의 문화적 상품화밖에 되지 않으며, 미국 대중문화의 아류작으로 전락하게 될지도 모른다.
제공 : 송원학원 논술·면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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