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노당 지도부 방북, 뭘 얻으려 하나

민주노동당 지도부 13명이 오늘 평양을 찾아 들어가 5일간 머물 예정이다. 김정일 위원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면담을 신청해 놓았다고 한다. 문성현 대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민노당에 주어진 역사적 임무'라고 방북 名分(명분)을 댔다. 하지만 때를 잘못 골랐다. 핵실험 이후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외면당하고 있고, 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 시기다. 거기에다 '전'현직 간부 간첩단사건 연루'로 민노당에 대한 시선이 따가운 상황이 아닌가. 그래서 정부 내에서조차 방북 반대가 적잖다.

그럼에도 민노당은 방북을 강행하면서 '북한 핵실험에 대한 유감 표명과 추가 핵실험 반대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9일 핵실험 이후 북한에는 극도로 말을 아끼고 미국을 오히려 심하게 나무랐던 게 민노당이다. 그랬던 사람들이 김정일을 만나 핵실험을 항의하겠다고 하니 선뜻 수긍이 가지 않는다. 북한이 민노당을 어느 정도 반기는지 알 수 없으나 그들이 방문했다고 해서 핵실험을 하고말고 할 김정일도 아닐 것이다.

차라리 북한 노동자들이 어떤 지경에 놓여 있는지, 그들의 처참한 인권 實狀(실상)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볼 것을 권한다. 김정일의 면전에서 인권 改善(개선)을 당당하게 촉구하는 용기도 좋을 것이다. 노동자에 대한 관심은 민노당이 걷고자 하는 길과 부합하는 일 아닌가. 북한 인권 상황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도 어느 것 못잖은 중요한 변수다.

민노당은 9석을 가진 제도권 정당이다. 민생 못지 않게 국가 안보 문제에서도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국민을 안심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출발부터 논란을 빚은 방북이다. 핵실험으로 궁지에 몰린 북한의 선전물 한 귀퉁이에 들러리나 서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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