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전북 현대 '왼발의 달인' 염기훈(22)이 팀의 아시아 정복 '희망슛'을 날렸다.
염기훈은 1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알 카라마(시리아)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 홈경기에서 후반 13분 선제 결승골을 뽑아내며 팀의 2-0 승리에 초석을 놓았다.
이날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전했지만 팀 공격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아 0-0으로 전반을 마친 뒤 오른쪽 공격수인 동갑내기 김형범과 자리를 바꾼 염기훈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정종관이 하프라인 근처에서 넘긴 로빙 크로스를 한 두 발짝 치고 들어간 뒤 왼발로 강슛, 시리아 골문을 흔들었다.
'왼발의 달인'이라는 별명이 그대로 들어맞는 순간이었다.
지난 9월 20일 이 대회 8강 2차전에서도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전해 헤딩으로 한 골을 넣고 왼발 코너킥으로 결승골을 배달하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친 염기훈은 이날도 최강희 감독의 변함없는 신뢰에 보답했다.
호남대를 졸업하고 올 초 전북 현대에 입단한 염기훈은 기록상 K-리그와 컵대회를 포함해 31경기에서 7골 5도움을 올리며 신인답지 않은 활약을 펼쳤지만 시련도 있었다. 지난 7월말 불의의 교통사고로 왼팔과 머리 등을 다쳐 그라운드에 서지 못하다가 9월 중순에 들어서야 경기를 뛸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부상을 딛고 일어선 염기훈은 K-리그 무대에서 빠른 돌파와 정교한 크로스 등 측면 공격수로서 빼어난 감각을 선보이며 맹활약했고 이는 곧 핌 베어벡 대표팀 감독의 눈에 띄기 시작했다.
염기훈은 결국 베어벡호에 이름을 올리며 지난달 8일 가나와 평가전에서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A매치 데뷔전을 가졌고 12월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대표팀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염기훈은 모든 축구 선수의 꿈인 대표팀 발탁 뿐만 아니라 선수로서 단 한번 밖에 기회가 없는 K-리그 신인왕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도 이름을 올려 놓고 있다.
염기훈이 오는 9일 오전(한국시간) 시리아 홈스에서 열리는 대회 결승 2차전에서도 맹활약해 팀을 K-리그 클럽 가운데 처음으로 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려 놓는다면 신인왕 수상 가능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염기훈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골을 넣은 것보다 팀이 이겨서 기분 좋다"며 "동료들이 K-리그에서 팀이 부진했기 때문에 이번 대회를 우승하면 팬들에게 죄송한 부분을 보상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체력을 많이 보강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었고 체력을 계속 유지한다면 우승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승하면 클럽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일정이 겹치는데 어느 대회에 출전하고 싶은가'는 질문에 활짝 웃으며 "곤란한 질문이다. 둘 다 앞으로 오지 않을 기회다. 팀에 보탬이 되면 좋겠지만 아시안게임 대표로 뛰어서 금메달을 따면 병역도 면제받을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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