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로 112 신고센터가 개설 50주년을 맞았다. 다급하면 제일 먼저 연락을 하는 곳인 만큼 매일 전쟁터같은 긴박감과 함께 지난 50년 동안 시민들의 마지막 버팀목 구실을 해 온 곳이다.
21명이 3교대로 근무하는 대구경찰청 112 신고센터. 평균 2, 3분에 한 통꼴인 하루 600여 통의 신고 전화가 걸려온다. 받으면 바로 끊는 전화 등까지 포함하면 하루 1천500여 통이 넘는다.
그러나 긴급구호나 범죄 관련 피해 및 목격 신고는 전체 신고건수의 5%에 지나지 않고 80% 정도는 교통사고나 주차, 술값, 소음 등 각종 시비신고나 취객신고, 어린이 및 치매노인 보호신고 등 비범죄성 생활민원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현장 확인이 안 되는 신고가 10% 정도이며 그나마 허위나 장난 신고가 하루 평균 15건으로 적은 것이 위안이다.
그러나 도가 지나쳐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도 있다. 지난 3월 큰고개지하철역을 폭파하겠다는 허위 전화로 경찰특공대가 급파됐고 이 때문에 지하철 운행이 중단돼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또 40대 남자로부터 충청도의 처가 식구를 다 죽이러간다는 전화가 걸려와 대구 및 충청도 경찰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반면 '반 형사'에 가까운 베스트 신고인도 있다. 최모(45·중구 동인동) 씨는 차량 털이범의 범행 현장을 끝까지 따라다니며 112에 실시간 중계를 해 경찰이 검거하도록 했다. 또 최 씨는 자신의 식당에서 42인치 벽걸이 TV를 도난당하자 범인이 TV 거치대를 살 것으로 판단하고 구입 브랜드 총판에 미리 TV 고유일련번호를 알려주고 찾아온 범인을 기다리게 한 뒤 경찰에 신고, 검거했다는 것. 실제 범인의 집에서 컴퓨터, PDP TV, 고급양주 수십박스 등 4억 원 상당의 도난품이 발견돼 전문털이범 검거의 '일등공신'이 됐다. 또 취객이나 어린이, 치매노인 등을 보호하거나 지켜보다가 경찰이 출동하면 인계해 주는 선행신고도 전체 20%나 된다.
양명욱 대구경찰청 생활안전과장은 "5대 범죄 등 긴급상황때는 신고때부터 무전 수배, 긴급 배치, 검거까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검거 무전을 받으면 피로가 사라지고 신고센터 근무자로서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경찰청은 이날 112 신고전화 개설 50주년을 맞아 대구시내 초·중생 400명을 초청해 112 신고센터, 교통센터, 실내사격장 등을 견학시키는 '안전지킴이 112 신고의 날' 행사를 가졌다. 이날 학생들은 경찰특공대 무술, 112 신고 관련 체포술 상황극, 112 경찰 관련 퀴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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