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손가락
박가은/ 도송중학교 2년
우리 아빠는 자그마한 횟집을 하신다. 아무한테도 배우지 않았지만, 혼자서 척척 잘해내시는 아빠께서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재미있고 아빠의 적성에 딱 맞다며 환하게 웃으신다.
아빠는 예전부터 어떤 일이든 가리지 않으시고 온갖 궂은일을 닥치는 대로 해오셨다. 어떤 일을 하든,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노력의 결실이 맺어질 때가 있다며.
항상 웃으시며 힘든 내색을 전혀 하지 않으신다. 하지만, 웃음으로 감출 수 없는 아빠의 힘든 고생을 감춤 없이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있다. 바로 이곳저곳 때가 낀 손톱과 상처가 보이는 아빠의 손가락이다. 좋다. 뽀얗고, 예쁘고, 가느다란 다른 아빠들의 손가락보다 나는 거칠고 상처투성인 우리 아빠의 손이 훨씬 좋다.
철없던 시절, 나는 다른 아빠들보다 굵고 못생긴 아빠의 손가락이 싫었다. 작은 내 손을 한 손으로 다 감추는 아빠의 유난히 큰 손이 싫다고 투정을 부린 적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원래 크고 굵직한 손이 멋있는 손이라며 웃고 넘겼던 아빠께 지금은 너무 죄송스런 마음이 든다. 아빠가 항상 하시던 말씀, 어렵고 힘든 고비는 넘기면 넘길수록 목표에 더욱 가까워진다는 말씀은 정말 틀리지 않았다. 어느 한 군데 할 것 없이 상처투성이인 아빠의 손이 보여주는 노력에 하늘은 결코 배신하지 않았다. 아빠의 가게는 예전보다 훨씬 잘 되고 있으며 더 밝아진 아빠의 얼굴에 나도 기분이 저절로 좋아진다.
다른 사람보다 늦게 시작하고, 모든 이들이 가능성 없다고 했지만 잠자고 먹는 시간까지 아껴가면서 연습만 죽도록 해서 현재 최고의 발레리나로 인정받고 있는 강수진의 발과, 남들보다 작은 키에 평발이지만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연습으로 현재 유럽 프로리그에서 큰 활약 중인 축구선수 박지성의 발은 우리 아빠의 손과 닮은 점이 많다. 상처투성이인 이들의 발에 감동하고 아름답다고 하는 이유를 나는 안다.
아빠의 손처럼 그들의 피나는 노력이 숨김없이 그대로 묻어나 있는 보람 있고 가치 있는 발이 그들의 노력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이 아닐까?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