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찌짐' 일본인 입맛 사로잡았다

성서공단 영풍물산 年 100만 달러 수출

대구 성서공단의 영풍물산(대표 조재곤). 정규직원이 13명인 미니기업이지만 이 회사는 입맛 까다롭기로 유별난 일본 시장 문을 10년전인 1996년 부터 열어젖혀 연간 100만 달러 어치를 내다팔고 있다.

일본 시장을 주름잡는 이 회사의 주력제품은 속칭 '찌짐(부침개)'. 특허를 받은 특수기술을 개발, 맛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부침개를 냉동해 일본 사람들의 밥상에 올리고 있다. 우리만의 고유음식인 떡볶이와 잡채 등도 가공해 수출중이다.

연간 수조 엔의 매출을 올리는 일본의 글로벌 식품회사 몇 곳에, 그것도 주문자상표 생산방식이 아닌 영풍물산의 브랜드를 달아 수출하고 있다. '대장금 나라'의 힘을 강하게 보이고 있는 것.

일본 식품시장은 현재 춘추전국 시대. 최근 중국과 태국이 싼 값을 내세워 일본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우리나라 제품이 더 이상 가격으로 승부할 수 없는 이유. 영풍물산은 오직 품질로 승부를 걸어 냉혹한 '맛 경쟁'에서 이긴 까닭에 한 해 100만 달러 어치를 수출할 수 있다고 했다.

일본 시장 공략에는 시련도 많았다. 일본 수출을 처음 시작했을 때 영풍이 일본에 내다판 것은 포크커틀릿(돈까스) 제품. 일본의 식품 대기업인 니폰햄에 납품해오다 2000년 구제역 파동이 터졌고, 수출길이 막혔다.

영풍은 일본 시장을 잘 읽어온 덕분에 바로 새 제품 '부침개'를 내세워 시장을 파고 들었다. 부침개는 곧 인기상품으로 떠올랐고 주문이 밀려들었다. 일본내 슈퍼마켓과 식당 등 구석구석까지 부침개가 퍼져 나가고 있다.

일본시장을 뚫을만큼의 '부침개 맛'이 알려지면서 이 회사는 홍콩에 이어 요리의 본고장 프랑스에까지 최근 수출에 나섰다. 현재 수출대상국은 8개국이나 된다.

조재곤 영풍물산 대표는 "국내외에서 연간 30억 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는데 몇년내에 100억 원 매출을 자신한다."며 "우리 음식에 대한 세계 사람들의 반응이 매우 좋으며, 그런 의미에서 일본은 가장 우선적으로 붙잡아야할 선진국 시장"이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