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개편 정국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고건 전 총리가 2일 신당 창당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온갖 시나리오로 무성했던 정계개편의 향방이 일차적으로는 창당 쪽으로 기울어지는 형국이다.
이같은 흐름 자체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물론,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최근들어 통합 신당 쪽으로 세가 몰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느 쪽에서, 언제쯤 깃발을 들 것인지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려 왔다. 고 전 총리가 전면에 나서 창당 선언을 주도한 게 다소 전격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대목이다.
고 전 총리의 행보는 열린우리당 내의 통합신당파와 재창당파 측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여당이 정계개편의 방향을 놓고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를 친 셈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통합신당파 측과의 연대로 이어질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고 전 총리로서는 통합신당 쪽으로 쏠려 있는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 등 대선주자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결국 고 전 총리 측과 통합신당파 측간의 힘 겨루기 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통합신당파 내부의 균열도 배제할 수 없다.
여당 내에서 친노 세력을 중심으로 한 재창당파 역시 제동을 걸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고 전 총리 측과 통합신당파, 재창당파 간의 3각 경쟁 양상으로 전개될 개연성이 있는 것.
고 전 총리의 흡인력이 어느 정도 될 것인지가 정계개편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일차적인 관건이 되는 셈. 이와 관련, 천정배 전 법무장관이 최근 통합신당론을 제기하기에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목포 방문에 동행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석도 있다. 김 전 대통령이 창당했던 민주당이 고 전 총리의 창당 선언에 공감하고 나선 것도 이같은 분석과 무관하지 않을 듯하다.
그러나 흡인력이 미풍에 그칠 경우 정계개편 정국은 다시 열린우리당 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
정계개편 정국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 있는 한나라당이나 당내의 대선주자들도 고 전 총리와 여당 발(發) 정개개편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정개개편 후폭풍을 막기 위한 대책, 특히 소속의원 이탈과 지지기반 잠식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 보수대연합을 명분으로 국민중심당 등과의 연대를 구상중인 것도 이와 맥이 닿아 있을 것이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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