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선후보 페어플레이 합시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지역 국회의원들이 당내 대선주자들의 과잉경쟁과 상호 비방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는 국정감사가 끝나고 당내 대선 주자들이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나설 시기에 맞춰 조기 과열을 막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은 2일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대선 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의 측근인 유정복 비서실장,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의 정두언 의원, 손학규 전 경기지사 측의 김성식 정무특보 등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본부장은 "경쟁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오해를 막고 의사소통의 채널을 열자는 취지에서 모였다."며 "당내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협조하는 분위기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재섭 대표의 최측근인 김 본부장이 이른바 '빅3'의 측근들을 따로 불러 조기과열을 경계하고 나선 것은 당이 본격적인 경선 관리에 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강 대표의 또 다른 핵심 측근은 "열린우리당은 결국 새로운 당을 만들거나 새로운 후보를 낼 수도 있는 입장이지만 한나라당은 과열되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대표도 이를 염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의원들도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 모두 대구·경북출신인 만큼 과열 경쟁보다는 '페어 플레이'를 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김광원 경북도당 위원장은 "당내 대선 주자들끼리 패거리를 만들고 조기과열을 시켜서는 안 된다. 이들도 당원의 한 사람일 뿐"이라며 "대표가 강력하게 자제시키고 후보들도 대표의 말을 따라야 한다."고 했다.

지역의 한 정치권 인사는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은 같은 지역 출신인 만큼 조기과열 현상을 자제, '페어 플레이'로 나가는 것이 다른 지역이나 당원들 보기에도 좋을 것"이라며 "조기 과열은 여당에 좋은 일만 시키는 것"이라 지적했다.

박종근 대구시당 위원장 역시 "과열경쟁 예방 차원에서 당 지도부가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페어플레이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실제 최근 인터넷에서는 한나라당 내 대선주자 지지자들 간의 상호 비방전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여론지지율 상승 행진을 이어가는 이 전 시장 측은 집중적인 공격대상이 되면서 당내 부설 여의도연구소에 대책 마련을 의뢰하기도 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