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프로복싱 세계복싱평의회(WBC) 웰터급 타이틀전에서 무패 가도를 달리고 있는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29·미국)가 챔피언 카를로스 마누엘 발도미르(35·아르헨티나)를 일방적으로 두들긴 끝에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을 거두며 새로운 챔피언이 되었다.
1998년 10월 WBC 슈퍼페더급 타이틀을 차지했던 메이웨더는 라이트급, 슈퍼 라이트급 정상에 올랐고 지난해 WBC 선정 최우수 선수가 됐으며 4월에는 IBF 웰터급 챔피언 잽 주다(미국)를 심판 전원일치 판정으로 이기는 등 4체급을 석권한 데 이어 이날 경기에서도 현역 최고 선수라는 평가에 걸맞게 화려한 스피드와 복싱 기교를 선보이며 상대적으로 둔한 발도미르를 제압했다.
그러나 미국내에서 복싱이 여전히 인기 스포츠이긴 하지만 황금기를 누렸던 1980년대 만큼은 아니다.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오스카 델라 호야(미국) 등 뛰어난 복싱 스타들이 많지만 1980년대의 슈가 레이 레너드, 마빈 해글러, 토마스 헌즈, 로베르토 두란 등 10년, 혹은 50년 만에 한 명 날까말까한 슈퍼 스타들이 즐비했던 시절과는 아무래도 다르기 때문이다.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는 이날 승리로 37전(25KO) 전승의 화려한 전적을 이어나갔지만 그는 공격 보다는 수비를 중시하는 경기를 평가를 받는다. 빠른 스피드와 기술을 지니고 있지만 수비에 매우 능하며 폭발적인 공격력을 자랑하는 건 아니다. 오스카 델라 호야는 빠른 스피드, 강력한 스트레이트와 훅을 지녔지만 복싱 기교가 화려하지는 않다.
이에 비해 1980년대의 레너드는 고도의 기술과 스피드, 정교함으로 아웃 복싱을 구사하면서도 폭발적인 공격력을 선보였고 해글러와 두란은 경기 스타일은 차이가 있으나 최고 수준의 공·수 능력을 겸비한 선수였다. 헌즈는 수비 능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치명적인 공격력 만큼은 최고였다.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의 아버지인 플로이드 메이웨더 시니어 역시 1980년대에 활동한 뛰어난 복서였으나 레너드 등에 미치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복싱 역시 장정구, 유명우, 김철호 등이 활약한 1980년대에 인기 절정을 누렸으며 그 이후 인기가 사그라들었다. 경제 발전으로 '헝그리 스포츠'라고 하는 복싱에 더 이상 가난하지만 재능있는 선수들이 수혈되지 않았고 스타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팬들의 외면을 받게 된 것이다.
오히려 유럽지역에 복싱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유럽에는 2000년대 들어 우크라이나의 클리츠코 형제(헤비급), 웨일즈의 조 칼자게(슈퍼미들급), 핀란드의 아민 아시카이넨(미들급) 등 뛰어난 선수들이 배출되면서 1만~2만 명 이상이 경기장을 가득 채우는 등 열기가 불타오르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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