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임동규, 9일 니혼햄전 선발 중책

한국프로야구 챔피언인 삼성 라이온즈의 '포크볼러' 임동규(27)가 9일 오후 6시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지는 아시아 야구 최강팀 결정전 제2회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1차전 니혼햄 파이터스전에서 선발 투수로 출격한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7일 일본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일본전에 애초 예정됐던 전병호(33) 대신 임동규를 내세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해 8승7패, 평균자책점 3.91을 남긴 임동규는 빠른 볼은 없지만 제구력이 안정됐고 특히 일본 투수들이 잘 던지는 포크볼을 잘 구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달 끝난 한국시리즈에서는 중간 계투로 변신, 4경기에서 8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13으로 선방하면서 오상민, 권혁 등과 더불어 선 감독의 '지키는 야구'를 두텁게 한 불펜의 핵이었다.

지난해 초대 아시아시리즈에서도 중국 차이나 스타스전에 나와 2이닝 동안 안타 1개를 맞았으나 무실점으로 던져 세이브를 올린 경험도 있고 도쿄돔 마운드에 대한 적응도 마친 선수다.

선 감독은 "대구에서 팀 훈련을 마치고서야 선발 로테이션을 정했다. 일본과 1차전에는 임동규가 나가고 전병호는 10일 중국전, 11일 대만 라뉴 베어스전에는 제이미 브라운이 등판한다. 결승에 진출하면 12일에는 팀 하리칼라가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선 감독은 전력이 예상보다 만만치 않은 것으로 평가된 라뉴 베어스전을 앞두고 브라운과 임창용을 놓고 선발을 저울질했으나 브라운의 컨디션이 더 좋다고 판단, 중책을 맡겼다.

좌타자가 많고 특히 1-5번 타순에서 득점의 대부분이 이뤄지는 일본 최정상팀 니혼햄을 맞아 우투수 임동규가 선발로 나서는 것은 선 감독 특유의 계산에 따른 것이다.

선 감독은 지난해 지바 롯데 마린스와 1차전에서도 그다지 믿음직스럽지 못했던 용병 바르가스를 내세워 탐색전을 펼쳤다. 아니나다를까 바르가스는 1회에만 3점을 내주는 등 5이닝 동안 6실점하고 패전 투수가 됐다.

결승전에서 다시 롯데를 만났을 때는 회심의 카드로 배영수를 꺼내들었다. 에이스는 최대한 아껴뒀다가 우승이 판가름나는 건곤일척의 단판 승부 때 내미는 전략이다.

상대에 따라 선발 투수를 변칙으로 기용하는 건 선 감독의 장기다. 투수코치 시절이던 2004년 두산과 플레이오프에서는 상대의 껄끄러운 좌완 에이스 게리 레스와 맞대결을 피하기 위해 에이스 배영수를 2차전으로 돌렸고 삼성은 1차전 패배 후 3연승을 올리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지난해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는 "1차전 보다는 홈에서 벌어지는 2차전의 승패가 더욱 중요하다"는 뜻에서 팀 하리칼라를 1차전에 먼저 기용했고 배영수를 역시 2차전에 내세워 2차전도 따내며 4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방망이가 침체한 탓에 마운드 운용으로 아시아 정상을 노려야 하는 선동열 감독으로서는 일단 임동규 카드로 상대 전력을 살펴볼 심산이다. 이어 라뉴 베어스전에 모든 투수를 총동원해 사활을 건 뒤 12일 결승전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큰 니혼햄을 하리칼라로 넘겠다는 전략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니혼햄은 9일 삼성전에는 12승을 거둔 괴물 신인 좌완투수 야기 도모야를, 결승전에 진출하면 '제2의 마쓰자카'라는 우완 강속구 투수 다르빗슈 유를 선발 투수로 기용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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