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與 간판 내릴까?…'통합신당론' 시나리오 솔솔

열린우리당이 정기국회 회기 종료일인 다음 달 9일까지 당의 진로와 정계개편 방향을 마련키로 해 어떤 내용이 포함될 지 주목된다.

◆새집짓나?='통합신당' '재창당'의 두 기류로 나뉘지만 두기류 속에도 세력의 주체 및 응집하는 방식 등에 따라 세부적으로 나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대세를 이루고 있는 통합신당안이 정계 개편안에 우선적으로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김한길 원내대표가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이를 공식화함으로써 당내 통합 신당론자들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세부 시나리오도 흘러나오고 있다. 8일 외부에 노출된 김근태 의장계 '민주평화국민연대' 지도위 회의록에는 김근태·정동영 합의→친노세력의 전당대회 추진 명분 제거→선도탈당그룹 견제 등 통합신당 창당 수순이 명시돼 있다. 김근태·정동영 연대를 중심으로 세력화해 친노 진영을 위축시켜 통합신당을 성사시키겠다는 의도다.

이럴 경우, 대통령의 탈당요구와 친노세력에 대한 핍박이 거세질 것이고 탈당이 현실화되면 대통령과 친노세력으로 구성된 새로운 여당이 탄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독자 행보를 하고 있는 고건 전 총리를 배제하고 민주당과의 연대만을 강조한 통합신당 시나리오도 나올 수 있다. 천정배 의원은 최근 "고 전 총리가 범여권 통합신당의 유일한 후보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재창당론자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주로 친노 인사로 구성된 재창당론자들이 염두해 두고 있는 '영남후보론'을 수용할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집고치나?=재창당안은 낮은 지지도의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대다수 의원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친노 성향의 중진급 의원들이 정계개편 논의의 전면에 개입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재창당'-'통합신당' 논조가 일부 절충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한편 일부 영남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영남소외론'을 어떻게 정계 개편안에 녹여 낼지도 관건이다. 영남소외론은 김혁규·박찬석 의원 등 주로 영남권 의원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통합신당 논의는 호남세력만을 고려한 측면이 있어 대선구도가 영호남 지역구도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역대 선거 중 영호남 구도에서 호남이 한번도 이긴적이 없다는 점이 영남소외론자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대목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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