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세의 김서규(대구시 서구 평리1동) 씨와 대구에서 운수업을 하는 68세의 윤영규씨는 열렬한 마라톤 마니아다. 김씨는 1년에 7~8차례 대회에 참가하지만 체계적으로 훈련하고 준비, 기록 단축을 위해 달리고 윤씨는 거의 매주 빠짐없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다. 윤씨는 지금까지 마라톤 풀코스를 113회 완주했다.
김씨는 지난달 말 열린 경주 동아마라톤대회 풀코스에서 만 63세 7개월의 나이로 2시간59분00초를 기록, 국내 최고령 '서브3'(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이내에 주파하는 것)의 주인공이 되었다. 종전 기록은 윤용운씨가 지난해 10월 춘천 마라톤대회에서 만 62세 3개월의 나이로 기록한 2시간59분47초였다.
40대 중반때 허리가 아파 고생했던 김씨는 기구 운동을 하다 달리기를 시작했다. 2000년 3월 처음 출전한 마라톤 풀코스에서 3시간48분대를 기록한 후 3시간20분대, 3시간10분대로 점차 기록을 단축해왔다. 2004년 대구시 달서구지역의 마라톤 동호회인 대구달마클럽에 가입한 후 30, 40대 회원들과 함께 대회 준비를 더욱 체계적으로 해왔다. 올들어 3시간2~3분대를 달리던 그는 7월과 8월에 체력 훈련을 많이 했으며 식이요법도 병행하는 등 치밀한 준비를 해온 끝에 마침내 일반 마라토너의 꿈의 기록으로 불리는 '서브3'를 해냈다.
그가 운동을 시작한 이후 아프다고 말한 적이 없자 아내 등 가족들은 그를 성원하고 있다. 김씨는 "앞으로 무리하지 않고 달리면서 1, 2분이라도 기록을 더 단축하고 싶다."고 말했다.
50세때 위궤양으로 고생하던 윤씨도 의사의 권유를 받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10km 단축 마라톤과 하프 마라톤대회에 출전하던 윤씨는 2000년 3월, 공교롭게 김씨와 같은 대회에서 처음 마라톤대회 풀코스를 달렸고 2004년에 29회, 지난해 25회 풀코스를 완주하는 등 매주 마라톤 풀코스를 달리고 있다. 국내 대회에만 참가하는 게 아니어서 1월에 열리는 일본 이브스키의 유채꽃 마라톤대회, 중국 베이징 마라톤대회 등 외국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에도 참가했다. 그는 4시간20분대에 풀코스를 완주한다.
윤씨는 3월 한 마라톤대회에서 100회 완주를 채우고 그만두려 했으나 고통과 희열, 성취감이 교차하는 마라톤을 그만 둘 수 없었다. 가족들이 건강을 염려해 운동량을 줄일 것을 권유하고 있으나 윤씨는 "70세 때까지 마라톤 풀코스를 달리고 싶다. 마라톤은 취미이자 삶의 활력이다."고 말했다.
윤씨와 김씨는 잘 모르는 사이이다. 그러나 그들은 7일 만난 자리에서 서로를 알아보았다. 매일 이른 아침 두류공원에서 달리면서 낯이 익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윤씨의 열정에 대해, 윤씨는 김씨의 속도에 대해 서로 "대단하다."며 감탄하고 격려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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