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곧 문을 닫겠다고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어제 김한길 원내대표는 국회대표연설에서 "열린우리당 창당은 정치사에 크게 기록될 만한 정치실험이었다"며 "이제는 정치실험을 마감하고… '다시 시작하는 아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깨고 나온 지 3년 만에 또다시 새로운 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집권여당이 국회에서 '폐업 선언'을 한 것도 희한한 일이지만 창당이 정치실험이었다는 대목에서는 정말 기가 막힌다. 실패한 정치실험이라면 어설픈 사람들이 국민을 가지고 놀았다는 얘기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김 대표는 자신들의 실패를 자인하면서 자기반성은 어물거려 버렸다. 설익고 빗나간 이념을 실험한다며 국민을 고통으로 몰아넣은 데 대한 통렬한 사죄나 책임을 말하지 않았다. 멀쩡한 국민을 分裂(분열)시켜 한쪽을 못 살게 만들고, 어설픈 정책으로 온 나라를 어지럽혀 놓은 過誤(과오)는 언급도 하지 않은 것이다. 지금 이 나라는 실패한 정책이 꼽기도 어려울 정도로 널려 있다. 미친 집값부터 시작해 일자리, 교육, 양극화는 민생을 힘들게 하고, 북핵'한미관계는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모두 집권여당이 초래한 문제들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정치사에 기록될 만한 정치실험'이라고 하니 沒廉恥(몰염치)가 따로 없다. 여전히 정신 못 차린 태도다.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는 국민이 이미 파산 선고를 한 거나 다름없다. 지난 2년 간 각종 재'보선에서 0대 40으로 全敗(전패)를 안기지 않았던가. 사실 간판을 달고 있어봐야 더 이상의 延命(연명)이 어려운 처지니 '마감'을 잘했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3년의 실패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 국민 10명의 8, 9명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본다.
그런데도 열린우리당은 포장만 새로 바꾸면 소비자(유권자)에게 먹힐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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