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북 현대, 亞챔피언스리그서 극적인 우승

막판 0-2 뒤지다 만회골…K-리그 클럽 첫 정상

'역전의 명수' 전북 현대가 아시아 클럽축구 정상을 정복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9일 오전(한국시간) 시리아 홈스의 칼레드 빈 알 왈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 알 카라마(시리아)와 원정 경기에서 후반 막판까지 두 골차로 뒤져 궁지에 몰리다 후반 42분 삼바 용병 제칼로의 극적인 만회골로 스코어를 1-2로 좁혔다.

지난 1일 전주에서 열린 홈 1차전에서 2-0으로 이긴 전북은 이로써 결승 1.2차전 전적 합계 3-2로 앞서 대망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전북은 2002-2003 시즌 시작된 이 대회에서 K-리그 클럽으로는 처음 우승을 차지해 상금 60만달러를 거머쥐었고 다음 달 6대륙 클럽 챔피언이 참가한 가운데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클럽축구선수권대회 출전 티켓을 획득했다.

8강, 4강에서 잇따라 역전 명승부를 연출했던 전북이 다시 한 번 위기에서 짜릿한 드라마를 만들어낸 한 판이었다.

두 골차 여유를 갖고 경기에 나선 전북은 제칼로를 중앙 원톱에, 염기훈-정종관을 좌.우 측면에 배치해 알 카라마와 맞섰다.

그러나 바시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비롯해 4만여 관중이 광적인 성원을 보낸 홈팀의 분위기에 휩쓸려 초반 흐름을 빼앗기면서 고전하기 시작했다.

홈에서 4승1무로 절대 강세를 보여온 알 카라마는 모하나드 이브라힘, 젠야프 아테프의 빠른 돌파로 파상 공세를 폈다.

전반 5분 장신 브라질 용병 파비우 다 시우바의 위협적인 프리킥으로 포문을 연 알 카라마는 코너킥과 기습 중거리슛으로 전북 골문을 쉴새없이 위협했다. 골키퍼 권순태는 볼을 쳐내기 바빴다.

전북은 전반 36분 임유환의 오른쪽 돌파에 이어 39분 염기훈의 다이빙 헤딩슛으로 반격에 나섰다. 염기훈이 전반 막판 회심의 왼발 슛을 날렸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넘었다.

전반을 수세 속에 무실점으로 넘긴 전북은 그러나 후반 초반 잇따라 실점을 허용해 최대 위기에 몰렸다.

알 카라마의 모하마드 알 함위는 후반 9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날린 슛이 전북의 양쪽 골대를 연달아 맞고 흘러나오자 문전으로 쇄도해 오른발로 텅빈 골문을 꿰뚫어 선제골을 뽑았다.

한 골을 내주더라도 여전히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전북에 곧이어 악몽의 순간이 다가왔다.

후반 12분 장지현의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와 허탈해진 전북은 추가골까지 얻어맞았다.

후반 14분 압둘 다힘의 오른쪽 측면 돌파에 이어 패스를 받은 이브라힘이 골지역 오른쪽 사각에서 크로스한 볼이 골키퍼 권순태의 머리 위를 넘어 그대로 전북의 네트를 흔들었다. 스코어는 순식간에 0-2가 됐고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열광하는 홈 팬들의 힘을 전달받은 알 카라마는 이후에도 계속 전북을 몰아쳤다. 후반 33분 이아프 만도의 슈팅과 40분 오른쪽 측면 붕괴로 세 번째 골을 내줄뻔 했다.

위기에서 빛을 발한 것은 전북이 자랑하는 뒷심이었다.

전북을 수렁에서 구해낸 주인공은 교체 멤버 김인호와 용병 제칼로였다.

후반 42분 오른쪽 측면을 세차게 돌파한 김인호는 수비 한 명을 제치고 어렵게 크로스를 올렸다.

전.후반 내내 부진했던 제칼로는 볼이 날아오자 사력을 다해 점프한 뒤 미처 방향을 잡지 못한 골키퍼 발호우스에 앞서 전광석화같은 방아찧기 헤딩슛으로 꽁꽁 닫혀있던 알 카라마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아시아 축구의 맹주를 자처하던 한국 축구가 마침내 아시아 클럽무대 정상에 선 순간이었다.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전적

△1차전(1일)

전북 현대 2(0-0 2-0)0 알 카라마

△2차전(9일)

알 카라마 2(0-0 2-1)1 전북 현대

△1.2차전 합계

전북 현대 3-2 알 카라마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