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이들 눈 어떻게 보호할까

아이들의 눈이 혹사당하고 있다.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글을 익혀서 책을 읽는 아이들이 많다. 초교 고학년만 돼도 저녁 무렵까지 학원을 전전한다. 여기에 인터넷 게임, TV 시청까지 아이들의 눈이 쉴 틈이 없다. 11일은 눈의 날이다. 자녀들의 눈 건강을 위해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상식을 모았다.

◆눈 관리는 어릴 때부터=갓 태어난 아기는 물체를 어렴풋이 감지할 뿐이다. 그러나 생후 3개월쯤 되면 눈맞춤이 가능하다. 5, 6세가 되면 성인의 시력을 갖는다. 아이들의 시력은 뇌 발달과 관련 있다. 각종 시각 정보들이 감각 및 뇌를 자극해 발달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에 시력에 문제가 생기면 정상적인 눈의 기능은 물론 학습장애 등 2차적인 문제까지 발생한다. 시력이 발달할 수 있는 나이의 한계는 대부분 8세 정도이다. 약시의 경우에도 10세 정도까지 치료를 시도하지만,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3세에 반드시 안과검진=5세를 전후해서 아이들의 시력은 성인의 시력 수준에 이른다고 했다. 그래서 이 시기를 넘기면 문제가 있을 경우 치료에 어려움이 따른다. 이런 이유로 안과학회는 3세가 되면 이상이 없어도 안과 검진을 받을 것을 권고한다. 너무 어려서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정확히 말하지 못하고 글이나 그림에 대한 인지능력이 부족해도 시력 검사를 받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안과 검진은 빠르면 빠를수록 시력 발달에 장애가 되는 근시, 난시, 원시와 같은 굴절이상, 사시나 약시 등을 조기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효과적이다. 특히 어린이 눈 질환의 특징 중 유의할 점은 하나 이상의 병이 병행한다는 점이다.

굴절이상이나 사시를 방치하면 시신경 발달이 늦어지면서 약시가 발생한다. 약시는 안경으로 교정이 어렵고, 치료시기를 놓치면 수술을 해도 고칠 수 없다. 이것이 조기검진이 필요한 이유다. 성장기에는 시력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사춘기 전까지는 6개월에 한 번씩 안과검진을 하는 것이 좋다.

◆가성근시를 조심=어린이에게 가장 흔한 눈 질환은 근시이다. 어릴 때부터 한글과 영어를 공부하는 조기교육의 열풍과 컴퓨터의 생활화 등 근거리 작업량이 늘면서 눈이 혹사당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아이가 시력이 나빠졌다고 말한다면, 일단 가성근시를 경계해야 한다. 가성근시는 일시적인 근시현상이다. 오랫동안 가까운 곳을 무리하게 보면 수정체가 두꺼워지고 조절근육이 수축된다. 이 때문에 먼 곳을 보려고 해도 원상으로 돌아오지 않아 사물이 흐릿하게 보인다.

눈으로 보는 일이 많아진 요즘 아이들에게는 가성근시가 많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가성근시를 일반 시력 검사로서는 판별이 어렵다는 것. 가성근시 여부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조절마비제를 눈에 넣고 굴절검사를 해야 한다. 조절마비제는 눈 안의 근육을 쉬도록 하는 약으로서, 일시적으로 마비된 조절근육의 긴장을 풀어줘 정확한 시력 측정이 가능토록 도와준다. 만약 가성근시인데도 이를 모르고 안경을 쓰게 되면, 안경 도수에 맞게 시력이 근시로 적응된다.

◆눈에 나쁜 습관=독서를 하거나 글을 쓰는 자세를 바로잡아준다. 특히 엎드리거나 누워서, 흔들리는 차 안에서 책을 읽지 않도록 한다. 책을 읽을 때는 책과 눈 사이에 30cm 정도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 TV, 컴퓨터 등 눈의 피로를 가중하는 시각 활동은 50분 간격으로 10분 정도 중간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한다. 휴식을 할 때는 가만히 눈을 감거나 먼 곳의 물체를 바라보도록 한다. 조명도 중요하다. 너무 어둡거나 밝지 않도록 500룩스(Lux) 정도를 유지하며, 빛은 왼쪽 위에서 비추는 것이 좋다.

◆아이의 눈 상태와 행동을 주목=생후 3, 4개월이 됐는데도 눈맞춤을 못하거나, 눈동자(동공) 색깔이 혼탁하거나, 한쪽 눈을 감거나 눈의 위치가 바르지 않을 때는 원인을 찾아야 한다. 선천성 백내장이나 녹내장 등 심각한 병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미숙아로 태어나거나, 유전질환이나 눈 질환 가족력이 있을 때에도 조기 검진이 필요하다. 어린이가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눈을 가늘게 뜨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멍한 표정을 자주 지을 때, 책을 지나치게 가까이서 볼 때, 눈 대신 머리를 앞뒤로 움직이거나 기울이면서 책을 읽을 때, 눈을 자주 비비거나 깜박거릴 때에는 시력 검진을 해야 한다. 두통이 있거나 시야가 흐리거나, 물체가 겹쳐 보인다고 말할 때에도 시력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안경을 벗었다 썼다 하면 근시가 진행된다.

#글자나 숫자를 알아야 시력 검사가 가능하다.

#어린 나이에 안경을 쓰면 눈이 더 빨리 나빠진다.

#안경을 오래 쓰면 눈이 튀어 나온다.

#약시는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어렸을 때 눈이 안쪽으로 몰려 보여도 크면 좋아진다.

#늦어도 3세에 안과 검사

#1년에 두 번 정기적 안과 검사

#적당한 조명과 바른 독서습관

#정확한 안경 처방과 착용

#청결한 개인 위생

#균형 있는 식사와 적당한 운동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사진 박노익·정운철기자

도움말: 대한안과학회·최윤영 현대안과 원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