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플레이오프 4龍 '주말 단판 전쟁'

11일 성남-서울, 12일 수원-포항 격돌

뒤를 돌아볼 수 없는 그라운드의 전쟁이 펼쳐진다.

프로축구 삼성 하우젠 K-리그 2006 정규리그가 지난 5일 막을 내린 가운데 챔피언 결정전 티켓 두 장을 놓고 올 시즌 리그를 호령했던 4룡(龍)이 이번 주말 단판 승부를 벌인다.

전기리그 우승팀 성남 일화와 전.후기 통합순위 4위 FC 서울이 11일 오후 2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먼저 맞붙고, 12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는 후기리그 우승팀 수원 삼성과 통합순위 2위 포항 스틸러스가 맞대결을 벌인다.

네 팀 사령탑은 일제히 "챔피언 결정전 티켓은 우리 팀의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도 단판 승부의 특성상 어떤 팀의 우위를 점치기가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성남-서울 '컴퓨터 지략 vs 뚝심의 공격축구'

김학범 성남 감독은 플레이오프의 승부를 가를 화두로 '집중력'을 꺼내들었다. 이장수 서울 감독은 '체력보강'이 급선무라고 했다.

서울은 막차로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냈기 때문에 다른 세 팀에 비해 체력을 비축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두 팀 사령탑은 색깔도 확연히 구분된다. 김 감독은 K-리그 최고의 분석통으로 꼽힌다. 과학적인 포백(4-back)을 구축했고 변칙 전술보다는 유기적인 조직력 중심의 용병술을 쓰는 스타일이다.

'충칭의 별' 이장수 감독은 험하기로 소문난 중국 프로축구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맹장이다. 구단에서도 컬러를 말하라면 '뚝심의 축구'로 부를 수 있다고 단언했다.

양팀 킬러들의 대결이 관건이다. 우선 신.구 토종 골잡이 매치업이다.

성남의 33세 베테랑 우성용은 올 시즌 화려하게 '회춘'하면서 통산 100호골 고지를 밟았고 정규리그 15골로 득점왕을 예약해둔 상태다.

지독한 2년차 슬럼프를 겪은 서울의 '스물 한 살 천재' 박주영은 독일월드컵 이후 장기 슬럼프를 딛고 최근 부활을 알렸다.

서울의 용병 두두는 성남 출신인데 이번 시즌 성남전에서 유난히 강했다. 성남은 이적생 특급용병 이따마르와 네아가의 발끝이 매섭고 '돌아온 득점왕' 모따는 전천후 조커로 대기한다.

서울은 박주영, 김은중, 정조국, 두두 등 토종.용병 공격수 4명이 제각각 고유의 색깔을 내비쳐 '4인4색' 공격조를 가동한다.

올 시즌 양팀 맞대결에서는 성남이 1승2무로 우위다. 지난 달 25일 맞대결은 박빙의 명승부였다.

성남이 이따마르, 김두현의 연속골로 2-0까지 달아나 낙승하는 듯 했지만 서울은 후반 김은중과 박주영이 극적인 만회골, 동점골을 터뜨려 플레이오프행 불씨를 살렸다. 이번에도 화끈한 공방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성남은 2001-2003년 리그 3연패를 이뤄냈던 고(故) 차경복 감독이 지난 달 31일 세상을 떠나면서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우승하자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수원-포항 '최강 허리진 vs 한국식 삼바축구'

차범근 수원 감독은 요즘 조심스럽다.

8일 FA컵 준결승에서 N리그 최강 고양 국민은행을 완파하고 결승에 올라 K-리그와 FA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게 됐지만 "앞으로 만나는 상대라면 어떤 팀이든 쉽지 않다"며 최고 수준의 경계심을 표출했다.

차 감독은 "적극적인 공격으로 재미있는 축구를 하겠다"고 출사표를 냈다. 걱정은 온통 주전들의 부상에 쏠려있다.

김남일이 FA컵에서 왼쪽 골반과 무릎 사이 대퇴부 근육과 인대를 다쳐 플레이오프 출전이 좌절됐다. 용병 공격수 실바도 부상을 당했다.

그토록 자랑하던 허리 진용에 리더가 없어진 셈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수원의 중원은 국내 최강급 임에 틀림없다. 송종국, 백지훈, 이관우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적생 이관우와 백지훈은 둥지를 옮긴 뒤 펄펄 날고 있다. 수원은 전방 공격진의 화력이 다소 약하다는 게 걸리는 부분이다.

포항의 브라질 출신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은 플레이오프 진출 사령탑 중 유일한 외국인이다. "욕심을 내서 우승을 바라보겠다"고 공격적인 출사표를 던졌다.

파리아스 감독은 포항에 '한국식 삼바축구'를 접목했다. 이동국 외에 눈에 띄는 걸출한 스타가 없지만 전.후기리그와 통합순위 모두 2위를 차지했을 만큼 기복없는 전력을 자랑한다.

월드컵 출전 꿈을 접어야 했던 '비운의 골잡이' 이동국의 복귀는 중대 변수다. 7개월 만에 컴백골을 뽑은 이동국이 어떤 시점에 투입되느냐, 또는 선발로 나오느냐가 수원 수비진의 총체적인 전략을 바꿀 수도 있다.

올 시즌 양팀 상대 전적에서는 포항이 3전 전승으로 압승했다. 하지만 수원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 5월 수원이 한참 바닥을 헤매고 있을 때 두 번 졌고 마지막 한 번은 이미 후기 1위를 확정한 뒤 지난 달 29일 졌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K-리그 플레이오프

성남 일화-FC 서울(11일 오후 2시.탄천종합운동장.MBC 생중계)

수원 삼성-포항 스틸러스(12일 오후 2시.수원월드컵경기장.KBS1 생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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