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눈에 띄는 두 구상회화전

구상회화에서 자연은 변함없이 사랑받는 주제이자 소재이다. '재현'이라는 문제에 있어 자연보다 사람의 감흥을 자극하는 것은 없기 때문일 것이다. 대백프라자 갤러리(053-420-8015)에서 13일까지 열리는 두 전시회는 자연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그 재현법은 서로 다르다.

A관에서 열리는 김옥경의 다섯 번째 개인전 '행복에로의 초대'전은 1993년 대구시 미술대전 대상 수상 이후 줄곧 '한국의 암각화' 작업을 했던 작가가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작업 전시회다. 지난해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SAC 2005 젊은 작가전'부터 공개한 정물화 30여 점이 소개되고 있다.

그의 정물화는 요즘 흔히 보이는 방식과는 다르다. 르네상스 시대에 확립된 명암법을 사용한 화면은 검은 색조로 인해 빛나는 부분이 그만큼 더 돋보인다. 바위와 냇물과 꽃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있지만, 대상 속에서 작가가 포착한 따뜻함과 아름다움, 포근함과 넉넉함 등을 '다시점'과 '통일된 시점'을 동시에 사용해 그려내고 있다.

그가 '주변 일상에서 찾아낸 행복'을 전해주는 소재인 꽃은 수십 번 구도를 바꿔가며 가장 적절한 광선처리를 거치고서야 결정된 구조 속에서 무언가 범상한 기운을 전한다. 꽃과 함께 자주 등장하는 바위는 무생물이 아닌 꽃과 함께 정담을 주고받는 생명의 존재로 다가선다.

"모든 사물에 생명이 있다."는 작가의 믿음이 반영된 것이다. 이는 또한 최근 구상회화가 강력한 색채나 극사실주의적 묘사로 중심이 옮겨간 상황에서 작가의 고집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모기홍도 다섯 번째 개인전을 B관에서 열고 있다. 그는 자연에서 느낀 아름다움을 서정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소재는 '산(山)'이다. 그에게 산은 두 번의 해외 출품 이후 '현대적인 느낌의 사실적 작품'을 찾던 중 발견한 소중한 존재이다.

작가는 시간·계절·날씨에 따라 변하는 산에서 생명의 느낌을 찾아냈다. 인간의 회노애락 모두를, 아무 조건 없이 받아주는 그런 초월적 존재이자 공간으로 산을 그리는 것이다. 작가 모 씨는 인상적인 색채를 통해 원근을 표현한 화면 속에 종이비행기 하나를 날리고 있다.

인간의 지향점이나 목적지인 산 속을 날고 있는 흰 종이비행기는 바로 인간이 쉽게 잊어버리는 순수 내지 동심을 의미한다. 관람객들은 초록의 향연 속 흰 종이비행기를 보면서 '마음의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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