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IT산업단지를 갖고 있는 구미가 수도권 규제완화라는 역풍을 딛고 제2의 도약을 하고 있다. 기업들의 활발한 투자와 일거리 증가로 젊은층 유입이 늘면서 도시가 더욱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이다.
◆구미의 미래 4공단
9일 오후 구미 옥계동 구미국가산업단지 제4단지 조성현장. 왕복 8차선 도로 양쪽에 쭉 늘어선 공장마다 최근의 불황 한파를 잊은 듯 요란한 기계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한쪽에선 포크레인과 덤프트럭이 오가며 새 주인을 맞기 위한 기반공사에 여념이 없었다.
공단 너머 수만 평의 부지에는 10여 개의 크레인타워가 우뚝 솟아 공단 근로자들이 살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었다.
205만 평의 부지에 총사업비 6천905억 원을 투입한 4공단은 전자, 컴퓨터, 반도체 등 최첨단 업체와 10개사의 외자유치기업이 들어서는 등 구미경제의 신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곳. 현재 9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4공단은 2010년 이후 6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10만 명의 인구유입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때문에 관할 동사무소인 양포동사무소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주민수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올 들어 10개월 새 1천500여 명의 주민이 새로 이사 왔다. 한 달에 150명꼴로 전입신고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 동사무소 김효탁 사무장은 "공단 조성이 끝나는 2008년 이후 8개 단지, 1만여 가구의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다."며 "한꺼번에 주민들이 몰려올 경우를 대비해 민원실 인력확충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고 했다.
◆부자 도시 구미
구미시에 따르면 올 들어 삼성, LG 등 국내 대기업은 물론 외국기업들이 구미지역에 투자 중이거나 투자를 결정해놓은 금액만 1조5천억 원에 이른다.
최근 7세대 생산라인을 파주에 신설해 지역민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LG필립스LCD는 4천여억 원을 투자해 구미3공단 3만7천여 평 부지에 신규 생산시설을 짓고 있다. 내년 상반기쯤 완공될 이 공장은 1천 명 이상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 것이라고 업체 측은 밝혔다.
삼성전자도 구미3공단 내 구미사업장에 2천900여억 원을 들여 무선(휴대폰) 연구기술동을 지을 계획을 세워놨다. 내년 2월쯤 착공할 지상 20층, 지하 4층 규모의 연구기술동은 2009년쯤 완공될 예정. 이 업체 관계자는 "이 연구소에 5천 명 정도의 연구인력이 종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고용창출은 물론 구매력이 높은 수천 명의 연구원들이 쏟아짐에 따라 구미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이외에도 LG마이크론, LG 실트론, LG전자의 PDP사업부, (주)루셈, 제일모직, 도레이새한, 새한, 코오롱, 삼성코닝 등이 신규투자를 결정한 상태다.
구미시 박상우 투자통상과장은 "지난해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조치로 인해 구미공단이 최고의 위기를 맞았지만 올 들어 기업들 투자가 봇물 터지듯 하고 있다."며 "최근엔 '기업사랑본부'를 발족하는 등 국내기업은 물론 외국기업의 투자 유치에 전력을 쏟아 내년에도 이 여세를 몰아갈 방침"이라고 했다.
◆아파트 숲으로 변하는 구미
일자리가 늘면서 주택경기도 덩달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올 들어 신축중인 아파트단지가 형곡1주공 재건축사업(2천599가구), 세양건설산업(332가구), 현진(1천378가구), 삼구건설(642가구), 고려개발(793가구), 화성산업(418가구), 경남기업(600가구), 서한(313가구), 대한주택공사(373가구), 국민임대주택(292가구) 등 모두 7천740가구에 이른다.
내년에 지어질 예정인 아파트들도 줄을 잇고 있다. 대우건설이 광평동에 643가구, 대림건설은 남통동에 914가구, 서한은 인동동에 270가구, 신일건설과 코오롱은 임은동에 각각 690가구와 871가구를, 대주건설은 공단동 공단1주공 재건축사업에 1천280가구, 세양건설산업은 상모동에 710가구를 분양했거나 분양할 계획을 세워놨다.
구미시 김시일 건축과장은 "기업들의 투자가 늘면서 이들 업체 직원들이 주거할 아파트 신축물량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올해 7천740가구의 아파트가 신축중이며, 사업승인을 받고 내년 이후 지을 예정인 아파트도 5천370가구에 이르는 등 5년 내로 1만3천여 가구가 더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구미·정창구기자 jungcg@msnet.co.kr 이재협기자 ljh@msnet.co.kr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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