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도 공동구매한다? 아무리 공동구매할 수 없는 상품이 없는 세상이라지만 수억 원에 이르는 아파트까지 공동구매로 싸게 살 수 있을까.
아파트 공동구매는 지난 9월 초부터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구에서 시작됐다. 물론 아직 성사되지는 않았다. 부동산써브 대구경북본부장인 김영욱 대경대교수가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하는 새로운 방안으로 실수요자를 모아 공동구매를 제창하고 나선 것이다.
▶아파트 공동구매 어디까지 왔나?
대구의 미분양 아파트 규모는 10월 말까지 7천500여 가구. 그 중 신흥주거단지로 각광받고 있는 수성구와 달서구에만 5천여 가구가 미분양분으로 남아있다.
아파트 공동구매는 일반상품 공동구매와 비슷한 과정으로 추진되고 있다. 다수의 소비자들을 모아 시공·시행사(주택업체)와 협의해서 미분양아파트의 가격을 낮춰 공동으로 구매하는 방식이다. 아파트공동구매카페(http://cafe.daum.net/startq)에 회원으로 가입한 조성배(32·자영업) 씨는 "세미나를 통해 (공동구매를)알게 됐다."면서 "개인적으로 사는 것보다 더 싸게 살 수 있을 것 같아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얼마나 싸질까?
아파트는 할인항공권처럼 대폭 할인된 가격에 살 수는 없다. 실수요자들이 부동산가격 거품을 지적하면서 실제로 기대하는 할인폭이 10% 안팎이고 시공사 측이 금융부담 등을 감안, 실제 깎아줄 수 있는 금액도 10% 내외다. 시공사 측이 개별 소비자들에게 제시한 발코니 확장이나 중도금 무이자 등의 혜택은 기본이다. 이를 감안하면 실제로는 15% 이상 싸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또 로열·비로열층 여부에 따라서도 할인폭은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비로열층일 경우 최고 20% 이상의 할인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현실성 있나?
문제는 공동구매로 값을 낮춰 미분양분을 판매할 경우 해당아파트의 이미지가 실추되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시공사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공동구매로 미분양분을 내놓을 경우 자칫 '떨이아파트'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써브 측은 "명품을 할인판매했다고 명품의 가치가 훼손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면서 "11월 말까지는 첫 공동구매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 아파트 공동구매라는 방식은 획기적인 미분양아파트 해소책이라기보다는 상거래의 한 부분일 뿐"이라면서 "경제논리에 따라 성사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문제는?
기존계약자의 입장도 또 다른 문젯거리다. 얼마전 대구지역 한 아파트의 경우, 미분양분에 대해 시공사가 분양가를 10% 할인판매했다가 기존 계약자들이 '계약 위반'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는 바람에 호된 홍역을 치른 적이 있다. 공동구매가 성사될 경우, 기존 계약자들에 대한 시공사의 배려가 필요한 대목이다.
또 다른 문제는 공동구매대상이 되는 아파트가 투자가치가 있는 매물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값을 떨어뜨린 미분양분이라고 하더라도 소비자들의 요구와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면 공동구매는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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