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변신하는 동성로) '대구의 얼굴'은 더 젊어지고 싶다

요즘 동성로를 지나는 사람들은 기중기 소리와 어수선한 거리 모습에 크게 놀란다. 대구백화점 앞과 옛 대우빌딩 부근 등에서 배전반 지중설비 이설공사를 위한 땅파기 공사가 한창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에 시작된 이 공사는 내년 말쯤 끝날 예정. 배전반 지중화 공사가 끝나면 동성로는 '환골탈태'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 대구사업본부 한 관계자는 "배전박스와 전신주, 전선이 한꺼번에 없어지면 동성로의 스카이라인이 확 달라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대구의 중심거리인 동성로의 변신 노력이 한창이다. 동성로를 중심으로 2~3년 안에 6개의 대형 쇼핑몰과 상가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며 교동시장 패션주얼리특구, 약령시 한방특구 등 동성로와 연계한 사업들도 착착 추진되고 있다. 통신·로데오 골목 등 동성로만의 색깔을 지닌 골목들도 날로 반경을 넓혀가는 추세다.

2007년 하반기 오픈 예정인 롯데쇼핑 영플라자 대구점은 동성로에 신축 중인 쇼핑몰 '파티' 내 3개층에 3천600평 규모로 입점한다. 이 건물에는 영플라자 외에 영화관과 식음료 시설도 함께 들어설 예정. 이 같은 대형 쇼핑몰 진출을 두고 이들에 대한 고객들의 집중화 현상이 가속화돼 기존 상인들의 상권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있는 반면 전반적으로 동성로가 활성화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동성로에 상설 야외무대를 설치하고, 봉산문화거리 등과 연계한 문화행사·축제를 벌일 것이란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의 얘기도 동성로에 장밋빛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동성로 상가번영회 김운수 회장 역시 "대구백화점 앞이나 중앙파출소 부근에 상설무대를 만들어 언제든지 젊은이들이 동성로를 찾아 그들의 끼를 발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동성로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과 달리 지지부진한 사업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동성로 현대화사업. 수년 전부터 상가번영회를 중심으로 도로 위로 4층 높이의 지붕을 씌우고 상가들의 간판을 정비하는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제대로 진척이 되지 않는 상황. 무엇보다 400억 원에 이르는 예산 마련이 큰 걸림돌이다. 재래시장 경우엔 특별법에 따라 국비와 시·구비 지원을 받지만 동성로와 같은 중심 상가는 지원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재원확보가 요원한 상태다. 김 회장은 "동성로 등 사양길을 걷고 있는 중심 상권에 대한 지원 특별법 마련이 일부 국회의원에 의해 추진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동성로를 찾은 시민들이 쾌적하고 편리하게 통행하며, 편하게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동성로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김 회장은 "무질서한 동성로의 분위기를 확 바꿔 시민들이 편리하게 오가고, 마음 편하게 쇼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구청에서 어느 정도까지는 무질서 단속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동성로에서 삶을 꾸려가고 있는 상인들은 대구시와 중구청, 지역 정치권 등이 동성로 부활 프로젝트를 하루빨리 마련할 것을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 유득종 동성로 상가번영회 부회장은 "대구시와 중구청 등 각 기관들이 겉으로만 동성로가 대구의 중심이라고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관심과 구체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상인들도 지금이라도 변신을 하지 않으면 모두가 죽을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동성로의 변화와 부활 움직임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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