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만 징크스 떨치지 못한 임창용

삼성라이온즈의 사이드암 투수 임창용(30)이 또 다시 대만 징크스에 눈물을 흘렸다. 지난 2003년 삿포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이어 3년 만이다.

임창용은 11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라뉴 베어스전에서 2-2로 맞선 5회 2사 1루에서 선발 제이미 브라운으로부터 바통을 이어 받아 첫 타자 황룽이를 초구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6회 1사 후 전 타석에서 좌측 폴을 벗어난 초대형 파울 홈런을 치고 결국 좌측 펜스를 직접 때리는 2루타를 작렬시킨 린지셩을 맞아 2구째 슬로커브를 던졌다가 높게 제구되면서 좌측 관중석 상단 벽에 맞는 140m짜리 결승 홈런을 맞고 주저 앉았다.

임창용을 또 다시 눈물 짓게 한 건 실투 한 개였다. 바깥쪽에 걸치는 직구의 위력은 전성기 시절과 비슷했고 오버핸드로 변칙적으로 던져 146㎞까지 찍는 등 구속은 정상 궤도에 올라왔다.

임창용은 지난해 팔꿈치 수술 후 1년간 재활을 거쳤고 10월2일 현대전 딱 한 경기에 등판, 1승을 따내고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됐었다.

선 감독은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임창용을 한국시리즈에서 중용했고 그는 3경기에서 1⅔이닝을 던져 홀드 2개를 올리는 등 중간 계투의 히든 카드로 맹활약했다.

이번 아시아시리즈에서도 대만전 깜짝 카드로 선 감독이 기용했으나 커브 하나가 결국 그의 발목을 잡았다.

임창용은 2004 아테네올림픽 예선전을 겸했던 당시 아시아선수권대회 대만전에서 4-2로 앞선 9회 마지막 수비 때 볼넷 두개를 내주며 강판, 동점의 빌미를 제공했었다. 뒤이어 나온 조웅천(SK)이 몸이 덜 풀려 결국 동점을 허용했고 한국은 10회 연장에서 끝내기 안타를 맞고 아테네행 티켓을 대만에 내줬다.

임창용은 당시 5회부터 정민태(현대)를 구원 등판, 8회까지 탈삼진 6개를 솎아내는 등 1피안타로 쾌투를 펼쳤지만 이번처럼 한 고비를 넘지 못해 아쉬움을 줬었다.

당시와 달리 이날 삼성이 라뉴에 패한 것은 임창용의 실투가 아닌 결정적인 타선의 침묵 탓이다. 임창용이 대만 악몽을 떨치고 내년 힘차게 날아오르기를 기대해 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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