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실정이 주된 이슈로 부상한 13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는 야당 의원들의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격한 현 정부 성토와 여당의원들의 가시 돋친 비판, 고개 숙인 정부측의 간헐적 반격이 어지럽게 교차했다.
특히 한나라당 이한구(李漢久) 의원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드라마 '주몽'의 대소왕자에 비유하면서 '대통령 하야', '국무위원 귀양' 등의 발언을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은 "여당도 해체한다는데 양심적으로 하자면 대통령이 하야하는게 맞다. 예전 같으면 하다못해 총리는 연봉을 반납하고 장관도 월급을 깎아야 한다. 특히 통일.건교 장관은 귀양살이를 살리고 백의종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노 대통령과 드라마 '주몽'의 대소왕자는 나올 때마다 심각한 얼굴이지만 '되는 일이 없다', '외교안보 문제를 국내 입지에 활용한다', '동족문제를 말하지만 같은 동족이 적군 치하에서 고통 받는 것에는 외면한다', '굴종적 평화를 위해 별의별 조공을 다 바친다'는 것이 공통점"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정부에는 신이 내린 좋은 직장이 있는데 공공부문에 깔려 있다. 그 신이 누군지 아느냐. 국무위원석에 있고, 여당석에 있다"고 지적한 뒤 "이 분들이 부동산 정책을 만든 주역"이라고 비꼬았다.
한 총리는 정색한 얼굴로 "참여정부에 신은 없다"고 반박한뒤 "국민의 혼란을 줄 수 있는 표현은 신중해야 한다"며 "야당 마음에 안드는 것도 있겠지만 국민 앞에서 (대통령을) 폄하를 하면 결국 자기얼굴에 침뱉기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이 의원은 "얼굴에 침뱉을 짓을 하지 말라"고 면박을 주었다.
한나라당 윤건영(尹建永) 의원은 "항간에서는 추병직(秋秉直) 건교장관을 '친절한 병직씨'라고 부르며 조롱하고 있다"고 부동산 실정을 비판한 뒤 "낡은 이념적 색안경을 쓰고 과거를 청산해야 한다는 엉뚱한 열정에 사로잡혀 머리가 뜨거워진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過而不改是謂過矣'(과이불개 시위과의.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은 잘못)라는 논어의 구절을 인용해 "남 탓하기에 급급한 참여정부가 새겨들어야 할 말 아니냐"고 따졌다.
한 총리는 이에 "이의가 있다"고 말을 끊은 뒤 반박하려 했으나 윤 의원은 "총리는 잘 알아야 한다. 역사는 무능하고 무지하고 무치한 정권이 민생과 나라를 망쳤다고 기록할 것"이라고 틈을 주지 않았다.
한 총리는 "자리로 돌아가라"는 윤 의원의 말에 지지 않고 "한 말씀만 드리겠다"고 버티면서 "윤 의원이 부동산 관련법안을 입안했는데 그렇게 한다고 부동산이 잡힐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윤 의원을 공격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정희수(鄭熙秀)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기업과 소비자, 근로자를 해외로 내쫓는 3대 탈한(脫韓) 정책을 쓰고 있다"며 동반성장을 통한 양극화 해소, 서민 호주머니를 터는 세금폭탄 정책, 집값폭등으로 귀결난 부동산정책을 '3대 거짓말 정책'이라고 규정했다.
국민중심당 류근찬(柳根粲) 의원은 현 정부를 이솝우화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에 비유하기도 했다.
여당의원들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실패를 비판하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정덕구(鄭德龜) 의원은 "결과적으로 5천만 국민을 부동산 게임에 초대해 정책을 찔끔거리다 시장에 농락당했다"고 비판했고, 오영식(吳泳食) 의원도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재된 글도 책임을 전가하고 일방적인 자기주장을 강변하는 것으로 옳은 태도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실책이 대정부질문의 '뜨거운 감자'로 등장하면서 추병직 건교장관은 매번 답변석으로 불려나가 추궁을 당했고 거센 사임 압박을 받았다.
추 장관은 우리당 정덕구 의원이 "로데오게임에서 결국 어떻게 떨어지느냐가 중요한데 어떤 모습으로 떨어지고 싶나"라는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으나 다른 의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결국 굳은 표정으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또 지난 1일 국정감사에서 부동산시장의 불안을 조장했다는 비판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임을 자임하며 꼿꼿한 태도를 보인 것과 달리 "주무장관으로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한껏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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