핌 베어벡 축구대표팀 감독이 오는 15일 이란과 아시안컵 예선 최종전 원정경기에 나설 대표팀 명단 21명을 13일 오후 확정, 발표했다.
이 명단에는 프로축구단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K-리그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성남 일화의 김용대, 김두현, 장학영과 수원 삼성의 조원희 등 4명이 예정대로 포함됐다. 이들은 13일 밤 이란으로 출국해 15일 아시안컵 예선을 치른 뒤 16일 귀국, 소속팀에 합류해 19일 오후 2시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치르게 된다.
김학범 성남 감독과 차범근 수원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확정된 뒤 "한국축구에는 대표팀만 있나"라며 K-리그 일정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대표 차출을 한 목소리로 비난했다. 특히 팀의 주축 선수를 3명이나 대표팀에 내보내 줘야 하는 성남의 걱정은 더욱 크다.
이 같은 갈등은 플레이오프 직후 김학범, 차범근 감독이 불만을 터트려 표면으로 드러났지만 이미 지난 6일 베어벡 감독이 대표팀 예비 명단을 발표하면서 예견됐던 일이다.
당시 베어벡 감독은 "이란전과 한.일 올림픽대표팀 평가전, 도하 아시안게임 등을 앞두고 있지만 프로축구도 한 해 중 가장 중요한 시기인 만큼 K-리그 일정을 최대한 배려하기도 했다"며 각급 대표팀 운영 구상을 밝혔다. 하지만 이란전에 대해서는 "프로 구단을 배려할 수 없다"며 선수 차출 강행 의사를 분명히 했다.
성남과 수원에서 대표 차출에 대한 비난이 쏟아진 뒤 이영무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12일 저녁과 13일 오후까지 파주 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베어벡 감독과 이 문제에 대해 조율에 나섰다.
하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베어벡 감독은 이란전이 비록 승패는 무관한 경기라 해도 도하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대표팀이 손발을 맞춰 치를 수 있는 유일한 경기라면서, 챔피언결정전은 모두 소속팀에서 뛸 수 있게 해도 이란전만큼은 구단을 배려할 수 없었다고 자신의 입장을 거듭 밝혔다.
특히 베어벡 감독은 '예비명단 발표 당시 이 문제가 불거졌더라면 미리 협의라도 했을 텐데'라고 답답해 했다고 한다. 그 때만 해도 당장 플레이오프부터 통과하고 봐야 하는 프로팀 감독으로서는 선뜻 이 문제를 거론하기 쉽지 않았을 터였고, 합리적인 해결책 마련만을 기대했다.
결국 당시는 26일 열릴 챔피언결정전 2차전을 25일로 앞당겨 치러 아시안게임 멤버들도 소속팀 일정을 모두 소화한 뒤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으로 일단락 된 듯 했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 진출팀이 확정된 뒤 K-리그의 반발은 거세졌고, 결국 대표팀 명단이 출국 약 8시간 전에야 확정되는 촌극이 벌어졌다. 베어벡 감독은 뜻을 굽히지 않았고, K-리그는 아무런 반향도 없이 분통만 터트린 꼴이 됐다.
미리 머리를 맞대고 갈등의 싹을 자를 수 있었음에도 결국 한국 축구의 씁쓸한 현실만 되풀이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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