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가 다시 출범했다. 대구는 5대째, 경북은 벌써 8대째이다. 나이로 치면 '먹을 만큼 먹었다.'
대구(29명)·경북(55명) 84명의 시·도의원들은 곧 의정활동의 첫 시험대에 오른다. 그 시험대는 시·도의 살림을 살피는 행정사무감사와 내년도 시·도 살림살이를 확정짓는 예산안심사이다.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심사는 시·도의원에겐 1년 중 가장 중요한 의정 활동이자 자질을 평가하는 잣대이기도 하다. 시·도의원을 뽑아준 지역민들의 기대도 크고, 기대 만큼이나 준엄한 심판도 내린다.
이번 시·도의회는 '신선하고, 의욕적이다.' 역대 의회 중 초선이 가장 많다. 대구는 29명 중 21명, 경북은 55명 중 35명이 '새내기들'이다. 초선들은 지난 시·도의회 출범 후 공부모임을 결성하는 등 과거 '노는 의회'를 '일하는 의회'로 바꾸려는 노력을 해왔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일례로 최근 한 경북도의원은 경북을 들썩였다. 그 역시 새내기다.
장길화 경북도의원은 경북도의 시외버스 보조금 의혹을 파헤쳤다. 직접 자비를 들여 한 달간 도내 곳곳을 현장실사했고, 경북도와 중앙부처도 무시로 드나들었다. 그 결과 의혹은 여론화돼 경북도의 시외버스 정책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장 도의원은 일약 스타로 떴고, 시민단체로부터 '일 잘하는 도의원'으로 선정됐다.
시·도의회 안팎에선 이번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심사에서 초선들이 "일을 낼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초선의 힘을 의식해 재선 이상 고참들도 일 중심으로 바뀐 의회에 설려고 노력할게다.
한편으론 대선정국과 맞물려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시·도의원들이 자칫 대선정국에 휩쓸려(혹은 당에 대한 충성이 지나쳐) '대선품앗이'를 하지 않을까하는 기우에서다.
대구의 29명 시의원 중 1명을 제외한 28명이 한나라당 소속이고, 경북 역시 55명 중 50명이 한나라당이다. 최근 당내 대선주자들이 지역에 기반을 둬 지역에서 경쟁을 본격화했고, 한나라당 시·도당도 각종 발대식을 빌미로 대선체제로의 조직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도의원이면서도 시·도당에 당직 등 몸을 담고 있는 의원들도 적잖다.
한 대구시의원은 "당내 활동을 무시할수 없어 대선 관련 모임, 각종 당내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곧 닥칠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심사 준비와 병행해야할 판"이라고 했다.
시·도의원들은 당 소속 이전에 민심 대변자이다. 대선조직의 첨병은 결코 아니다. 시·도민들은 시·도의원들이 대선 캠프나 그 주변에 얼쩡거리는 것을 달갑지 않게 여긴다. 당연 시·도의원들도 가장 중요한 시기에 '잿밥'에만 관심을 가져서는 안될 일이다. 모처럼 시·도의회가 일한다는 소리를 듣는 만큼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시·도민들은 이번 연말 '스타 탄생'을 기대한다.
이종규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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