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빠진 베어벡호, 힘겨운 '이란원정'

시작부터 맥이 빠졌다. 대표선수 차출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이란으로 떠난 '베어벡호'가 15일(한국시간 오후 9시)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해외파 선수들이 총동원된 이란을 상대로 2007 아시안컵 최종예선 B조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이번 경기는 한국과 이란이 이미 아시안컵 본선진출을 이미 확정지은 터라 조 1위의 주인공을 결정하기 위한 자존심 싸움의 의미가 더 크다.

현재 한국과 이란은 B조에서 나란히 3승2무(승점 11)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앞선 한국(15골3실.+12)이 이란(10골2실.+8)을 누르고 조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베어벡호'는 대표팀 차출문제로 지난 13일 이란 출국 8시간 전에야 원정명단 20명을 확정하는 촌극을 벌였을 뿐 아니라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대표팀 위주로 멤버를 짠 뒤 채 5일도 되지 않는 짧은 조직훈련만 한 상태여서 제대로 된 경기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더구나 핌 베어벡 감독은 19일 K-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치르게 될 수원 삼성과 성남 일화 소속 선수들을 차출해 이란 원정에 나서면서 국내 축구팬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어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다.

이 때문에 해외파를 대거 소집한 '최강 전력'의 이란을 상대로 베어벡 감독이 어떤 전술로서 선수들의 조직력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결과보다는 아시안게임 준비가 우선

베어벡 감독은 아시안컵 이란 원정을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 대비한 전지훈련의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공언했다. 이 때문에 이번 20명의 선수 가운데 15명이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수에 포함돼 있다.

베어벡 감독은 아시안게임 축구 첫 경기인 방글라데시전(28일)이 2주 앞으로 바짝 다가온 만큼 이란전이 끝나면 곧바로 두바이로 넘어가 전지훈련을 치른다.

하지만 이 역시도 걸림돌이 있다. J-리거인 김진규(이와타)와 러시아 리그의 김동진, 이호(이상 제니트), 김동현(루빈 카잔)은 이란전을 끝내고 다시 소속팀으로 복귀해 주말 경기를 치르게 된다.

또 챔피언결정전을 위해 김두현, 김용대(이상 성남), 조원희(수원) 등도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어서 베어벡호는 8명이 당분간 두바이 전지훈련을 치러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나마 올림픽대표팀 한일전을 마치고 박주영, 백지훈(이상 서울), 오장은(대구), 정성룡(포항)이 합류할 예정이지만 23일 예정된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평가전에는 단 12명으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란전 베스트는 누구?

베어벡 감독은 4-3-3 전술을 기본으로 이란과 맞설 태세다. 이란 원정에 나선 대표팀의 면모를 보면 공격력에서는 기존 대표팀과 큰 차이를 느낄 수 없다. 정조국(서울)과 김동현의 장신 스트라이커를 비롯해 이천수, 최성국, 이종민(이상 울산), 염기훈(전북) 등 발 빠른 측면 요원이 포진됐다.

미드필더에는 이호(제니트)와 김정우(나고야) 등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격조율을 맡을 수 있는 김두현(수원)이 자리잡고 있다.

수비에도 기존에 대표팀에서 발을 맞췄던 김동진(제니트)과 김진규(이와타)가 있는 등 베어벡 감독으로선 4-3-3 전술을 운영하기에 큰 문제가 없다.

이에 따라 베어벡 감독은 정조국을 원톱으로 좌우에 최성국과 이종민(또는 염기훈)을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원 및 성남 선수들의 체력문제를 감안해 이천수에게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기고 김정우와 이호에게 '더블 볼란테'를 맡길 가능성이 크다. 김두현은 상황에 따라 조커로 기용할 공산이 큰다.

포백(4-back)에는 김동진-김진규를 중앙 수비수에 배치하고 좌우 풀백에 김치곤(서울)과 오범석(포항)을 가동할 가능성이 높다. 골키퍼는 김영광(전남)이 지킬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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